프롤로그
1부 탐색의 순간
-데모는 왜 하는가 1
삶과 죽음의 경계선
쿠오 바디스 도미네
코호트 격리
도망칠 권리
2부 직면의 순간
-데모는 왜 하는가 2
허니문 기간
표준이 아닌 말들
아버님 전 상서
투쟁입니다, 투쟁
수감의 이유
3부 이해의 순간
-데모는 왜 하는가 3
돈이 없어 못 고쳐준다고
직접 물어보시겠어요
우리 오래 함께합시다
두렵지 않으세요
4부 연결의 순간
-데모는 왜 하는가 4
어떻게 질 것인가
예술과 활동은 닮았다
평가의 언어 비난의 언어
고맙습니다. 미안했습니다.
에필로그: 시끌벅적한 모든 시간이 평화의 순간이었다
우리만 조용히 있으면 모두가 평화롭다니,
그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할 소리인가요?
사람을 좋아하는 ENFP이자 합리적인 행정학 연구자인 변재원은 대체 어쩌다가 ‘시민 불복종’을 택해 ‘데모꾼’이 되었을까? 그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척수 공동증이라는 희귀병을 얻은 후천적 장애인이다. 남들처럼 살기를 바랐을 뿐인데 이 사회에서는 지체장애인에게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사회의 불합리함을 평생 느꼈지만 ‘레드 콤플렉스’가 있는 집안 배경과 인정받고자 하는 성격이 반항을 가로막았다. 차별의 경험은 체념하고 포기해야만 평화롭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저자는 사회구조보다는 개인에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편이었다.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려는 ‘모범적인’ 장애인으로 살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의 노력을 곧이곧대로 받아주지 않았다. 열악한 접근성 때문에 학교를 자퇴해야 했고, 고작 비행기를 타려고 해도 손해배상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받았으며, 취업과 아르바이트도 어려워 천원짜리 학생식당 밥도 먹기 어려운 빈곤을 겪었다. 어느 순간 변재원은 묻기 시작했다. 내가 조용히 있으면 모두가 평화롭겠지만, 내가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고 체념하는 것이 나에게도 평화일까? 그는 오랜 고민과 투쟁을 거친 후 이제 자신 있게 결론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평화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으며,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며 “시끌벅적했던 모든 시간이야말로 진짜 평화의 순간”(307면이었다고.
성공하고 싶었던 서울대생을 길바닥으로 이끈 깨달음
문제는 뒤틀린 몸이 아니라 뒤틀린 사회다!
장애인들의 지하철 탑승 투쟁이 이해되지 않는 이들, ‘투쟁’은 낯설고 두려운 것이라고만 여기는 이들, 시위는 ‘노조’ ‘빨갱이’ ‘사이비’나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 불복종이 불편한 이 사회의 ‘모범시민’들에게 변재원은 고백한다. 자신도 그랬다고. 강남역 어학원 새벽반에 다니며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취업 준비에 마음 졸이며 인턴십을 해내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