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제1장 램지어 교수의 논문 읽기
1. 치안이라는 정상재
2. 조선인 범죄의 검토
3. 전후 일본의 경비 산업
제2장 논거 자료를 확인하다
1. 범죄가 없었다는 자료
2. 램지어 교수의 논거 자료
제3장 논거가 된 신문 기사를 읽다
1. 조선인 폭도 보도
2. 우스이 고개의 폭탄 테러 계획
제4장 10월 20일 전후의 신문 기사
1. 조선인과 관련된 보도 해금
2. 시민의 반응
3. 정부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허위 보도
제5장 도쿄대학 신문연구소의 연구
1. 전후의 연구
2. 인용된 《가호쿠신보》 기사
제6장 학살은 왜 일어났을까?
1. 학살의 실상
2. 귀환병들의 경험
맺음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부록 관동대지진 관련 사진 자료
찾아보기
역사 전문 기사의 철저한 논문 검증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방화를 저지르고 우물에 독을 뿌렸다는 유언비어를 사실인 것처럼 강조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학살 여부가 아니라 조선인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범죄를 저질렀고, 실제 자경단이 죽인 조선인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그는 당시에 보도된 신문 기사들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 와타나베는 램지어 교수 논문에 등장하는 신문 기사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그의 주장을 반박한다. 그는 주로 신문 기사가 오보임을 증명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오보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살피고 추적하는 것이다.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당시, 도쿄와 연결되는 통신 시설은 모두 끊긴 상황이었다. 신문 기자들은 긴박한 상황에서 본연의 임무를 다해, 하나의 기사라도 더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모았다. 그러한 기록은 와타나베가 제시한 여러 신문사의 사사(社史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리의 피난민에게 들은 풍설이나 철도 통신망을 통해 얻은 정보, 그리고 군의 전문(電文 등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마구 호외로 발행된 것이었다. 그러한 ‘가짜 뉴스’는 시민들에게 유언비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가짜 뉴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벌어진 조선인 학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저자 와타나베는 이렇게 말한다. “조선인 학살을 정당화하려면 ‘유언비어가 실재한 것’으로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정부는 이 모순된 상황을 다소나마 꿰맞추기 위해 ‘없던 일을 있었던 것’으로 하고, ‘있었던 일을 없었던 것’으로 조율했다. 정부는 거짓 발표를 한 것이다. 권력이 의도적으로 유포한 가짜 뉴스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지진 직후의 ‘유언비어를 보도한 오보’와는 다른 형태의 혼란이라 볼 수 있는, ‘정부의 발표를 보도한 오보’가 이렇게 방대하게 생겨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