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부 데카르트를 읽는 라캉
1장 철학은 광기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 라캉의 ‘데카르트로의 회귀’
2장 잃어버린 현실을 찾아서 ― 프로이트와 정신의 고고학
3장 의심의 저편 ― 데카르트적 경험으로서의 무의식
4장 철학자의 꿈 ― 코기토의 이면, 속이는 신의 가설
5장 언어와 욕망 ― 푸코와 데리다가 벌인 논쟁의 곁에서
6장 과학에게 신이란 무엇인가 ― 정신분석의 시작과 끝
2부 정신분석적 현실로
7장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 「전이 사랑에 대한 소견」을 다시 논하다
8장 도덕인가 정욕인가 ― 칸트와 또 하나의 이율배반
9장 깨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 현실을 다시 정의하는 꿈의 해석
10장 늑대 꿈의 비밀 ― 트라우마로서의 실재계 (1
11장 프로이트라는 사례 ― 트라우마로서의 실재계 (2
12장 헤겔에 저항하는 라캉 ― 정신분석적 시간의 발명
3부 소크라테스의 욕망을 둘러싸고
13장 기원의 유혹 ― 프로이트와 소크라테스
14장 사랑과 은유 ― 소년에 대한 사랑에서 신들에게로
15장 영원한 사랑의 이면 ― 끊임없는 딸꾹질의 수수께끼
16장 당신은 사랑을 모릅니다 ― 분열하는 소크라테스
17장 귀신에 홀린 철학자 ― 미美의 이데아와 죽음 충동
18장 이야기의 바깥으로 나가다 ― 정신분석가의 욕망이란 무엇인가?
결론을 대신하여
저자 후기
역자 후기
라캉에게 철학은 대체 무엇이었나,
거꾸로 철학에게 라캉은 무엇이었나
“자크 라캉이야말로 20세기의 사상계에서 가장 날카로운 철학 비판자가 아니었을까?” ― 이번에 소개하는 일본 소장 학자 구도 겐타의 『라캉과 철학자들』은 이 질문을 떠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1960년대 프랑스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난 철학 비판(반反철학의 흐름은 좀 더 거슬러 20세기 첫 해(1900년의 두 사건과 맥이 연결되어 있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의 출간과 니체의 사망.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니체는 모든 가치를 전도함으로써 당시까지 철학이 범해 왔던 어리석음을 뿌리 뽑으려 했다. 니체가 보기에 철학자들은 ‘범죄자 중의 범죄자’이며 그들의 철학은 자기기만의 산물일 뿐이었다. 철학의 어리석음은 앎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는 지배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니체의 열정은 철학의 그러한 감추어진 동기를 파헤치는 데 바쳐졌다. 체제의 지배논리에 복무하거나 합리화하는 철학은 죽음에 이르렀으며 반시대적 고찰로서 철학이 소생하기 위해서는 진리로 간주해온 전통 철학에 대한 비판과 해체 작업이 수행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미셸 푸코나 질 들뢰즈 등 파리를 중심으로 한 반체제적 지식인들 역시 니체에 이어 각자 고유한 방법으로 그간 앎을 지배해온 철학의 해체 작업에 몰두했던 것이다. 철학의 욕망을 비판하고 해체하려는 그들은 또한 프로이트의 우수한 독자이기도 했다. 그전까지의 앎과는 다른 ‘무의식’의 영토를 펼쳐 보인 프로이트 또한 철학 비판자였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철학은 마치 과학에 반대하지 않으며 심지어 스스로 과학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인간의 지식이 새로운 진보를 거듭할 때마다 붕괴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고 긴밀한 세계상을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힘으로써 과학으로부터 멀어진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철학 비판은 여기서 별로 나아가지 못한다. 새로이 등장한 반철학적 조류 위에서 생성되기 시작한 현대철학이 정신분석을 참조하지만 그때까지도 철학의 체계 안에서 검토되는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