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PART 1
1. 사랑도 기쁨도 영원한 것은 없었다. 평생 쉴 곳을 찾아 헤맨_ 헤르만 헤세
그의 영혼의 안식처였던 정원들
2. 18년의 유배 생활,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자로 평가되는_ 다산 정약용
그가 꿈꾸었던 이상적인 거처의 면모
3. 고요함 속에서 조용히 사색과 명상을 즐겼던 독일 최고의 문호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충동과 열정을 탁월한 성취로 이끌어내 준 그의 정원들
4. 태어난 지 오십 년 만에 이제야 겨우 반 쪽 집을 지었네
외진 곳에 있으니 찾아오는 이 드물고 산 깊어 해 빨리 져서
쉬이 저녁 된다네_ 퇴계 이황
5. 신생국 미국의 국가이념을 마련한 건국의 아버지_ 토머스 제퍼슨
그의 꿈과 이상의 공간적 표상으로서 정원
6. 진지한 환경운동가, 지속가능한 자연순환 생태의 중요성을 평생 따른_찰스 3세
영국 국왕. 남다른 철학과 삶의 실천 현장으로서의 정원
PART 2
7. 불굴의 용기와 의지로 나라를 지켜낸 위대한 영국인_ 윈스턴 처칠
용기와 인내의 원천이었던 그의 정원
8. 조선 왕 중 꽃과 나무를 가장 많은 심은_ 정조대왕
평생 슬픔으로 남은 아버지를 그리며 궁궐 후원에서 정치적 위상을 드높이다
9. 빛과 바람, 시간에 따라 변하는 꽃과 나무에서 최고의 화가로 탄생한 사람_클로드 모네
꽃과 나무와 빛으로 땅에 그림을 그리다
10. 열일곱, 좌절된 벼슬의 꿈을 버리고 죽을 때까지 운둔자의 삶을 지켜낸_ 소쇄옹 양산보
곧은 선비의 강인함을 오늘날까지 지켜낸 사대부 정원 소쇄원
11. 분분한 인간 세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늙은 가짜 어부’를 자처한_ 고산 윤선도
이루지 못한 출사의 꿈을 산수 간 원림에서 예술로 승화시키다
12. 조선 최고의 금수저이자 문예부흥가로 짧은 삶을 살았던_ 안평대군
아버지의 유언과 형의 권력욕 사이 그를 숨 쉬게 했던 산수풍경
글을 마무리하며
현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주거유형은 단연 아파트다. 전체 주거유형 중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은지 오래다. 오죽하면 어떤 외국인은 『아파트 공화국(2007년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쓴 한국에 관한 책』이라는 이름으로 책까지 썼을까?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농촌 지역까지 아파트가 여기저기 들어서는 걸 보면 한국인의 아파트 사랑은 대단하다. 젊은 층일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아파트가 주요 주거지 자리를 쉬 내려놓지는 않을 듯하다.
주거 정체성이라는 개념에서 보면 현재 한국인들은 주거에 관한 한 각자의 개성이나 기호를 찾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열과 줄을 맞춰 늘어선 대규모 단지일 뿐이기 때문이다. 커다란 닭장 속에 한 칸을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이에 자신만의 취향은 물론 참된 삶의 멋과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이 환경의 동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런 획일적인 환경에서 어떻게 개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그런 경직된 공간질서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집이라는 존재와 그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우스(house는 있지만 홈(home은 잃어버린 셈이나 다름없다. 삶의 환경이 그러한데 어떻게 개성을 찾고 창의적 사고를 기대할 수 있을까?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집을 보는 시각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을 넘어 남과는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이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정원은 이런 자기표현을 구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철 따라 변화하는 정원은 시간과 함께 흐르는 삶의 깊이를 더해준다. 주거에서의 개성과 정체성 확립을 지지하며 필자가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은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