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올라서기 위해 일만 번 떨어지는
다이빙 유망주들의 뜨거운 분투기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 10미터. 매일같이 높은 곳에 올라 뛰어내리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일만 번의 다이빙』은 끊임없이 추락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운명에 놓인 다이빙 선수들의 이야기다.
훈련할 때마다 멀쩡한 이름 대신 ‘박풍덩’으로 불리는 무원. 한때 수영선수였던 그는 기재 코치의 묘한 꼬드김에 넘어가 다이빙으로 종목을 바꾸었다. “늦게 시작했으니 하루에 최소 150번은 뛰어야 한다.” 기재 코치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말에 무원은 죽기 살기로 연습하지만, 동료들과 달리 일찍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 잘하고 있는 건지 긴가민가하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기재 코치에게서 새로운 과제가 떨어지는데 뭔가 이상하다. 3미터가 주 종목인 무원에게 10미터를 뛰라는데. 게다가 느닷없이 자타공인 에이스 권재훈과 함께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을 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10미터 플랫폼 위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은 푸른 물속으로 아름답게 몸을 내던질 수 있을까?
훈련을 통해 완성된 우리의 연기는 피와 땀은 기본이고 단순한 노력만으로 이뤄낸 결과물이 아니다. 투혼이었다. 수많은 오늘이 쌓여서 만든 소중한 삶이었고 분명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내일에 대한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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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번의 다이빙』의 저자인 이송현 작가는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사계절문학상, 조선일보 신춘문예, 서라벌문학상 등 여러 상을 섭렵하며 독보적인 성취를 이뤄냈다. 사계절문학상 수상 당시 ‘특유의 세련된 유머 감각과 안정적인 문체,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라는 평과 함께 만장일치로 수상했는데, 이러한 강점을 잘 살려서 스포츠를 다루는 작품을 꾸준히 펴냈다. 매사냥, 슬랙라인, 양궁에 이어 선택한 다이빙은 ‘추락과 성장’이라는 상반된 키워드를 동시에 품고 있어서 소재 선정에 대한 작가의 탁월한 안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