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형식의 내러티브와 성서가 제시하는 인간상
본서는 문학비평적 연구의 관심사를 구조주의에서 형식주의로 옮기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구조주의는 선(先 이해가 없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으나, 알터의 작업은 성서 본문에 드러나는 말과 이야기, 등장인물, 전형장면, 핵심 단어 등을 파악하여 성서의 예술성과 교훈, 감동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저자는 고대 히브리 작가들이 주변 국가의 작가들과 달리 서사시보다 산문 형식의 내러티브를 채택하면서 표현 방식에서 엄청난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성서에 따르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으나 헤아릴 수 없는 자유에 내맡겨진 피조된 세계의 최선과 최악을 아우르는 역설적 존재이다. 이를 이해하고 표현하려면 특별한 문학적 기술이 필요했고, 산문 형식이야말로 이러한 신학적 가정에 따른 변화무쌍한 인간을 그려내기에 적합했다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성서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문학적 관습을 세심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형장면’이다. 불임으로 고통 받는 여인, 주인공의 탄생에 관한 수태고지, 우물가에서 미래의 배우자를 만남, 들판에서 하나님의 현현을 경험함, 생애 초기에 겪는 시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역사비평적 연구자들이 자료의 중복으로 파악한 복제된 이야기들이 실은 일련의 전형장면을 형성하고 있으며, 각 이야기의 미묘한 차이점들은 서로의 특성을 드러내는 단서가 된다고 설명한다. 즉, 동일한 모티프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지점에서 성서 저자의 문학적 의도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왜 그렇게 자주 반복되는가?
많은 학자들은 성서 내러티브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무수한 반복을 구전의 정황, 민담적 배경, 혹은 복합적인 문서 특성 등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알터는 전체 에피소드든 짧은 구절이든 반복의 빈번한 사용이 구전전승의 발전이나 기록된 여러 자료를 모두 보존한 결과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