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12쪽
그렇다. 나는 지리산 자락 농촌에 유학을 왔다. 매화마을에 반해서 이 근처로 올 줄 알았더니 산수유 마을 근처 학교로 오게 되었다. 티격태격하던 엄마 아빠 사이에서, 내가 친구가 있는 농촌으로 유학 간다고 해서 그렇게 결론이 난 것이다. 아무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것도 아쉬웠고, 공부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피시방이나 편의점이 없는 것도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106-107쪽
엄마가 외국에 한 달이나 나가 있으면 엄마를 못 봐서 속상할까? 아마 나라도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레레에게 말을 건네 보았다.
“그래도 너는 좋겠다. 최소한 2개 국어는 할 거 아니야. 한국어랑 나이지리아어.”
“모르는 소리 마. 나이지리아는 공용어가 영어거든.”
헉! 그런데도 레레가 영어를 못하다니! 레레를 띄워 준다고 건넨 말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됐을까? 나는 또 실수했을까 싶어 입을 꼭 다물 수밖에 없었다.
126-127쪽
나 오늘, 승마 수업했다. 말이 얼마나 큰지 두 번째 수업인데 도 여전히 떨리더라. 첫 수업엔 힘이 잔뜩 들어가서 승마선생님한테 지적받았는데, 오늘은 전보다 좀 나아졌어.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에 맞춰 천천히 걷는데, 말하고 나하고 하나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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