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필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누군가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처럼 내가 원하는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척척 알아서 들어주고 해결해 준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럼 굳이 엄마를 조를 일도, 억지로 말 잘 듣는 아이로 탈바꿈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대개의 아이들은 어른들(특히 엄마 아빠이 자기들의 맘을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속으로 불만이 쌓여 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주인공 4학년 한솔이도 엄마 때문에 맘속에 불만이 가득한 남자아이다. 스스로 씩씩한 아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결심을 이루게 해 줄 멋진 개를 생일선물로 받고 싶었는데…… 세상에나! 생일날 한솔이 눈앞에 놓인 건 강아지 로봇이었다. 살아 있는 개가 아니라 로봇이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닌 한솔이에게 더욱 속상한 일이 생겼다. 과일 가게 아저씨네 집에 무지 당당하고 늠름해 보이는, 이름도 생소한 시베리안 허스키 한 마리가 생긴 것이다.
한솔이는 비록 자기 개는 아니지만 어느새 아저씨네 허스키한테 마음을 쏙 빼앗기고 만다. 늘 당당하게 서서 푸른 눈을 빛내고 있는 허스키를 볼 때마다 자기에게는 없는 용기와 자신감이 마구 생겨나는 것만 같으니까. 또 어릴 때 자전거를 타다가 다리를 다친 이후로 뛴다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허스키는 그런 한솔이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멋진 모습으로 달리기까지 하니까……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면 우정이 보여요!
한솔이는 점점 허스키를 독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허스키를 좋아하는 건 한솔이만이 아니었다. 같은 반 깍쟁이 민지도 허스키를 무지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과일 가게 아저씨가 허스키의 이름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솔이는 멋진 허스키에게 딱 어울릴 만한 ‘왕자’라는 이름을, 민지는 과일 가게 개인만큼 그에 걸맞은 ‘블루베리’라는 이름을 지어 가며 이름 짓기에 열을 올린다.
왕자와의 우정이 점점 두터워질 무렵 한솔이에게도 위기가 닥친다. 아저씨와 함께 참석한 허스키 동호회에서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