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5
서론 신자유주의 내전의 전략들 9
1장 칠레, 최초의 신자유주의 반혁명 29
2장 신자유주의의 대중 혐오 57
3장 강한 국가 예찬 77
4장 정치 헌법과 시장의 입헌주의 103
5장 신자유주의와 그 적들 125
6장 사회 진화의 신자유주의적 전략 151
7장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의 가짜 대안 181
8장 가치 전쟁과 ‘인민’의 분열 203
9장 노동 일선에서 225
10장 반민중적 통치 243
11장 신자유주의 전쟁 기계로서의 법 263
12장 신자유주의와 권위주의 283
결론 내전에서 혁명으로 313
해제 낡은 것은 갔는데, 왜 새것은 오지 않는가? 336
미주 352
찾아보기 390
낡은 것은 갔는데, 왜 새것은 오지 않는가?
질문이 틀렸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아직 저물지 않았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시대, 미국의 정치철학자 낸시 프레이저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문구를 빌려 현대를 진단한 이 명제는 많은 지식인의 공감을 샀다. 주지하다시피 ‘낡은 것’은 신자유주의로, 1970년대부터 전 세계를 지배해 온 이 체제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에 여러 식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대체 왜 새것은 오지 않는가?
기실 “신자유주의는 끝났다”라는 말은 ‘신자유주의’라는 말만큼이나 상투적인 것이 되었다. 2008년 9월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한 금융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전례 없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공언한다. 무한 공적자금 투입, 전방위 시장 개입을 통해 월스트리트의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이 조처를 두고 수많은 지식인은 ‘신자유주의 종주국’이라 할 법한 미국이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포기했다며 신자유주의에 종언을 고했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 신자유주의는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맞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경제에 제동을 건 것이다. 셧다운과 국경 폐쇄가 이루어졌고, 거의 모든 나라의 정부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또다시 신자유주의 종말론이 고개를 들었고, 너도나도 ‘포스트 신자유주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과연 신자유주의는 끝났는가? 그렇다면 왜 새것은 오지 않는가? 새것이 오지 않는 이유가 낡은 것이 아직 저물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내전, 대중 혐오, 법치』는 파리 낭테르대학에 거점을 둔 네 명의 석학이 함께 쓴 책으로, 저자들은 여전히 세계가 신자유주의의 지배 아래 있다고 주장하며 그 지배 방식에 주목한다. 푸코의 통치성 관점에서 이 체제가 취하는 전략적 특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하는 저자들은 신자유주의를 단순한 경제·정치 사상으로 여기는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종류의 평등 요구를 무력화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