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역사의 캘리포니아 시대가 끝났다!
지난 12,000년 동안 인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온대 기후로 알려진 홀로세라는 지질 시대에 살았다. 어쩌면 그것은 행성 역사의 캘리포니아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0년 동안 인류는 지구를 너무 급격하게 변화시켜왔다. 지구 역사상 가장 짧은 지질학적 휴가를 보낸 우리는 전례 없이 불안정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인간과 기후에 대한 트라우마가 일상이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세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티머시 모턴은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끝이 왔으며 너무 일찍 온 것도 아니라고.
철학, 과학, 문학, 시각예술, (대중음악 사이를 종횡으로 넘나드는 이 책이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 자연, 심지어 환경과 같은 개념이 이제 더는 유효하지 않고,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턴은 세계의 끝이 이미 발생했음을 하이퍼객체가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모턴은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세계라는 곳이 하이퍼객체라는 실재에 대처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말한다.
하이퍼객체란 무엇인가?
저자는 하이퍼객체의 예로 블랙홀, 석유 매장량, 지금까지 제조된 모든 플라스틱, 방사능 물질, 자본주의, 지각판, 태양계 등을 든다. 이것들의 특징은 오래 지속되었거나 앞으로도 오래 지속된다는 데 있다. 또한 이것들은 인간에 비해 시간과 공간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으며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이 순간 대기 중 온실가스의 75%는 500년 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이들 가스의 대부분이 바다에 흡수되려면 앞으로 25,000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산호가 표백되는 현상은 남태평양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제주도 앞바다, 북해 등 에어컨을 켜는 곳마다 일어난다. 지난 세기 동안 지구 전역에 흩뿌려진 스티로폼과 플루토늄의 총합은 수천 년 동안 지구에 남게 될 것이다(약 24,000년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을 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