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파업에 참여한 역사 속 ‘성냥팔이 소녀’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읽고 이 질문들을 마음에 품은 작가 엠마 캐롤은 또 한 명의 ‘성냥팔이 소녀’가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눈을 돌린다. 1888년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성냥 공장 노동자 파업’ 사건이다.
당시 런던 빈민가의 삶은 처참했다. 어린 소녀와 여성들이 열네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열악한 근무 환경과 적은 임금으로 끝없는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다. 특히 성냥 공장 노동자들은 성냥의 주요 재료이자 유독 화학 물질인 백린 때문에 치아와 턱이 녹아내리는 ‘인중독성 괴저’로 더 고통받았다. 백린 사용 문제가 지적되자 몇몇 성냥 공장들은 유독 성분이 없는 적린으로 대체했지만, ‘브라이언트 앤 메이’ 성냥 공장은 제조 단가를 이유로 끝까지 백린을 사용했다. 이에 한 여성 노동자가 불만을 내비치자 공장은 그를 해고하기에 이른다. 이 해고를 불씨 삼아 공장의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시작하고, 이 파업은 이후 공장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백린 사용 금지의 시발점이 된다.
동화 속 성냥팔이 소녀가 삶에 대한 꿈과 희망 없이 추운 길거리 한복판에서 동사하던 그 시각, 실제 성냥 공장 노동자들은 자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비참한 삶의 굴레에서 도움받을 기회조차 접하지 못한 채 생명의 불씨마저 꺼져 버린 소녀와, 세상에 맞서 싸워 스스로 삶에 희망의 불씨를 붙여 나가는 소녀 중 우린 누구의 이야기를 읽어야 할까.
동화와 실화가 만나 탄생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성냥팔이 소녀’!
영국에서 어린이청소년문학으로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작가 엠마 캐롤은 동화 『성냥팔이 소녀』에 ‘성냥 공장 노동자 파업’이라는 실화를 결합하여 『성냥팔이 소녀의 반격』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내 이름은 브리디 스위니야. 나는 세상 사람 모두가 아는 그 동화의 소녀처럼 매일 성냥을 파는데, 내 생각엔 내 이야기의 결말이 훨씬 더 나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