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평 씨랑 달스랜드 가요!
오늘은 우렁 각시 27대손 달평 씨가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입니다. 잔뜩 멋을 부리고 참새 택시를 불러 탄 것까지는 좋았는데, 세찬 바람에 그만 학교 화단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그 바람에 마력이 깃든 껍데기에도 살짝 금이 가고 말지요.
정신을 잃고 풀잎 위에 널브러진 달평 씨를 발견한 건 돌봄 교실에 남아 있던 윤이입니다. 윤이는 달평 씨를 보자마자 얼른 반창고를 가져와 붙여 주지요. 윤이의 정성스러운 간호 덕분일까요? 달평 씨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꼬물꼬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을 본 윤이는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리지요. “휴, 다행이다. 얼른 친구들한테 돌아가.”
사실 윤이는 돌봄 교실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두 아이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한 아이는 말썽꾸러기에 참견쟁이, 잘난 척 대마왕 혁이이지요. 윤이는 늦게까지 돌봄 교실에 남아 있는 것도 싫지만, 그 시간을 혁이와 함께 보내는 것이 더 싫습니다. 혁이는 아이들이 돌아가고 나면 윤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굴거든요. 새로 생긴 놀이동산에는 가 봤냐, 블록은 그렇게 쌓는 게 아니다, 그 책 아직도 안 읽었냐 해 가면서 말이지요.
이제나저제나 아빠가 데리러 와 주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윤이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걸까요? “친구들 다 가서 심심하구나아?” 달평 씨는 혁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돌봄 교실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말을 건넵니다. “힉, 다, 달팽이가 말을 하네.” 놀라는 것도 잠시, 보답으로 재미있는 곳에 데려가 주겠다는 말에 윤이는 달평 씨가 건넨 파란 열매를 꼴딱 집어삼킵니다. 그러자 쏘오옥 윤이의 몸이 달평 씨만 하게 줄어들지요. 달평 씨는 그런 윤이를 참새 택시에 태워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혁이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드디어 도착한 곳은 학교 텃밭 뒤 수풀 속에 있는 달팽이들의 놀이동산 달스랜드! 혁이가 다녀왔다는 새로 생긴 놀이동산은 아니지만, 아무튼 놀이동산입니다! 윤이는 달스랜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