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1부
코화이
십 리, 안이 아니고
작업대 앞에서
감자
돈암동 산81번지
낙산을 오르며
진도에서
갈산리 할머니
도라지 할머니
그 아저씨
할머니 곁에서
땅끝
김제평야
백무동 계곡에서
섬진강 나루
2부
저 언덕에
파고다 2
파고다 3
망해사
어둠 1번지
새금동 할머니
그날 밤
꽃 지도
생명 품는 것들
이서에서 1
이서에서 2
걸어서 그때까지
버섯가루를 듬뿍 넣다
회복실에서
황폐했던 너
눈꽃
3부
무리와이
나무가 되어
파이히아
타라나키에서
Once upon a time
시, 화카타네에서 출생하다
아라이타이타
타우랑아를 위한 시
래글런
와이토모 동굴
카우리
반뽕선교센터 사모님의 눈물
4부
풍경에 걸려 있는 봄
노래
산속의 그대에게
꽃잠
그 집, 보문동 4가 58번지
이서에서 해밀턴까지
해밀턴
웃어봐
수액들은 어디로 자취를 감춘 걸까
남섬에서 북섬으로
때로는 길을 잘못 들어야 할 때도 있다
얼음을 넣으며
보이스톡
도서관에서
집
둥가와 나
예순, 참 좋은 나이
해설: 아프고 아득하고 막막함의 끝에서 만나는 평안_최성수(시인
추천사
38년 동안의 고통과 상처를 아물고 견디게 해준, 시
“김용주 시인이 시집 한 권으로 세상에 나왔다. 38년 동안 그녀의 고통과 상처를 아물게 하고 견디게 해준 것은 시가 아니었을까? 아마 힘들 때마다 시 쓰고 그 시로 한 발씩 내딛어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을 것이다. 그동안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당선 시 말고는 한 편도 발표하지 않아 그녀의 시 세계는 물론 근황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시집 원고를 보고 그녀가 얼마나 삶의 질곡 속에 깊이 매몰되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녀의 초기 시 중 사회구조를 드러낸 돈암동 일대의 일상과 노동 체험 시들은 읽을수록 긴장되고 가슴이 아려온다. 그러나 언제나 마음을 다스려 조용히 미소 짓던 김용주 시인.
이 시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시는 「십 리, 안이 아니고」이다. 이 시의 골격을 보면 외지에서 외지로 떠도는 시인의 행적을 이해할 수 있다. 시인은 십 리 안이나 밖으로는 자기 앞의 어두운 현실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 시간을 찾아 떠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은 어디서든 삶이 가혹할수록 현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 현실 상황을 확인하고 극복하여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고국의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수없이 되물었을 것이다. “동네에서 아버지가 되려면/십 리, 안이 아니고/아직도 밖까지 나가야 하는가.”하고. 시인은 삶의 구도인 십 리 안팎을 벗어나고 싶었고 마침내 그 극점을 벗어났다. 이제 새 숨결을 가진 시인은 낯선 바람과 정들인 햇빛 사이에서 강렬하게 살기 시작할 것이다, 거기, 거기, 해밀턴 코화이처럼.”
- 신대철 (시인
책 속에서
개나리 닮은 꽃
푸른 하늘 바라보며
오늘은 더 노랗게 피었구나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린 숨결
피는 꽃
---「코화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