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철창 밖으로 나온 사육 곰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어느 날 밤, 반달시 근처 야산에 있는 불법 사육 곰 농장에도 천둥과 번개 동반한 세찬 비가 내립니다. 뜬장에서 태어나 철창 밖으로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사육 곰들. 갑자기 내리친 벼락에 녹슨 뜬장의 쇠문이 열립니다. 쭈뼛쭈뼛 철창 밖으로 나온 어린 곰 두 마리. 그들은 본능적으로 사육장 밖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이내 곰 두 마리가 탈출했다는 뉴스 속보가 방송되고, 경찰은 포수와 수색견을 동원해 곰들을 쫓기 시작합니다. 시민들에게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라는 재난 문자도 발송됩니다. 시민들은 점점 공포에 떨기 시작합니다. 한 마리는 인근 야산에서 발견되자마자 사살되고, 나머지 한 마리는 계속 추적합니다. 하지만 비가 더 세차게 내리고 밤이 깊어져 수색은 잠시 중단됩니다. 야생 동물 전문가들은 탈출한 곰이 먹이를 찾아 도시로 내려올 수 있다며 최대한 빨리 곰을 포획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음 날, 경찰은 헬기와 드론까지 동원해서 수색 작업을 확대합니다.
며칠 동안 수색 작업은 계속되지만 곰의 자취는 어디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신출귀몰한 모습 때문에 유명한 탈출 영화의 주인공 ‘빠삐용’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됩니다. 처음에 공포에 떨던 사람들은 관심도 점점 사라지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과연 빠삐용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한 생명으로 태어나 마땅히 누릴 자유, 그리고 안전한 공존을 이야기하다
지리산을 누비던 반달가슴곰 KM53, 일명 ‘오삼이’를 기억하나요? 반달가슴곰은 국제 멸종 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보호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300여 마리의 ‘사육 곰’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사육 곰’은 좁은 철창에서 웅담(곰의 쓸개을 채취하기 위해 기르는 곰을 말합니다. 1980년대 정부가 농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 곰을 사육을 허가하였으며, 믿기지 않겠지만 여전히 곰 사육과 도살은 합법입니다. (다행히 20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