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의자’를 내주고 기댈 수 있는 존재이다!
꽃은 꽃받침을, 열매는 줄기를 의지해 피어납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서로 엉키어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지요. 침을 맞을 정도로 허리가 아파도 어머니는 참외와 호박 걱정이 앞섭니다. 그들이 잘 자라도록 얼른 지푸라기와 똬리 같은 의자를 내줘야 한다고요.
참외도 호박도 식구로 여기는 어머니의 소박한 사고가 참으로 정겹습니다. 시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듯 시상이 전개되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삶의 시련과 고난을 묵묵히 이겨 낸 어머니의 혜안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의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시각적 전환으로 일상의 평범한 사물, 곁에 있는 소중한 이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줍니다. 책을 읽고 그들에게 그저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다정히 고백해 보길 바랍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삶에서 진짜 행복은 온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싸우지 말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퍽퍽한 세상살이에 부모와 자식이, 아내와 남편이, 형제자매는 서로 의지하며 받쳐 주는 서로의 ‘의자’니까요.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좋은 의자였듯이 말이죠.
자식과 농작물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키우고 가꾼 최고의 농사꾼, 어머니. 시인은 그런 어머니를 따라 경쟁하고 서로 다투기보다는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며 살자고 세상살이의 이치를 전하며 우리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의자》를 보노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잊어버린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나를 지지하는 이들에 관한 고마움이 되살아납니다. 아픔도 즐거움도 서로 기대며 나눌 때 삶은 더 풍요롭고 화사하게 빛납니다. 삶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니까요. 이 책을 통해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진짜 행복을 찾게 될 것입니다.
세상 속 모든 걸 ‘의자’로 만든 탁월한 시인과 화가의 단단한 내공!
자연 속 ‘의자’를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표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