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Ⅰ. 나는, 나아간다
무엇이 좋은 삶일까?
바다를 꿈꾸는 사람
식당에서 쫓겨나는 국회의원
배반하는 법, 지켜지지 않는 약속
산소가 없는 세상
부딪힘의 릴레이
동그란 것이 좋다
‘들러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조이와 함께
카메라를 좋아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강한 존재와 약한 존재
피아노는 내게
조금씩 더 넓은 세계로
어쩌다 보니, 참는 인생
나의 할머니
나는 기억한다
‘장드립’을 치는 마음
‘오죽하면’이라는 잔인한 말
부모는 신이 아니다
나는 달린다
내 가이드러너가 보내준 글
얼굴에 닿는 바람을 느끼며
Ⅱ. 내 몸을 물결에 맡기고
꿈속에서 나는
삶은 알 수 없이 흘러가는 것
모색의 시기
대통령상을 주는 자리에서도
앤처럼, 주디처럼
나의 클라라는 누구인가
어느 팀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
자긍심이 중요한 이유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스스로를 조율한다는 것
천진난만한 슬픔
정중하고 솔직한 사람
없지 않고, ‘있는’ 사람들
분리와 배제 너머에서
학교가 중요하다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은 ‘아직’ 모르지만
진정 상대가 달라지기를 바란다면
모든 것은 내 안에 담겨 있으니
섣부른 판단보단, 포용적인 관대함으로
손가락은 사람의 눈을 찌른다
저열한 말을 쓰는 이유
나는 하나의 언어이고, 하나의 계기이다
Ⅲ. 정치라는 예의
왜 예의인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기 위해선
악마화라는 방아쇠
사과는 힘이 세다
나는 왜 무릎을 꿇었는가
이동권이라는 아픈 권리
그것은 왜 절박한 인권의 문제인가
타협을 위한 노력
내가 받은 모욕의 정체는 무엇인가
당신들은 나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타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마라
타인은 ‘또 다른 나’와 같다
린치 이후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단독자로 살아간다는 것
언제나, 개인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어떤 오지랖
“오랫동안 억눌려온 이들의 목소리를 법으로 번역하는 사람”
망망대해를 꿈꾸는 모든 ‘코이’들에게 전하는 단단한 삶의 기록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코이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작은 어항 속에서는 10cm를 넘지 않지만 수족관에서는 30cm까지, 그리고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라나는 그런 물고기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저 또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을 대변하는 공복으로서 모든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2023년 6월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 마무리 발언 중에서
2023년 6월 국회 본회의장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영을 막론하고 기립박수가 쏟아진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을 ‘코이’라는 물고기에 비유한 김예지 의원의 대정부질문 마무리 발언은 국민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그의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감동적으로 가닿았던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히 일해온 그의 행보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2020년 국회에 입성한 후 2023년 12월까지 김예지 의원은 대표 발의 법안 169건, 공동 발의 법안 1381건으로 총 1550건의 법안을 제출했다. 대표 발의안으로만 따지면 국회의원 300명 중의 7번째로 많은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그는 분명 “주어진 자리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
여기, 어항을 깨고 바다로 전진하려는 강인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자신을 가로막는 세상과 부딪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존엄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 올곧게 서서 소수자를 위해 목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