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부 기념 에디션을 펴내며
들어가며: 바둑판에서 배운 생각의 힘
1단_ 생각 속으로 들어가라
날 살린 건 내 생각이었다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틀 안에 갇히면 끝장이다
헤매는 자만이 답을 찾는다
모든 수에 질문을 던져라
2단_ 좋은 생각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재주가 덕을 넘어서는 안 된다
정상은 마음이 강한 자의 것
최고의 훈육은 스승의 삶이다
승패의 감정을 뛰어넘어라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진다
3단_ 이길 수 있다면 반드시 이겨라
포기하지 않는 자가 반전을 만든다
세상에 너의 영토를 확장하라
알맞은 적수는 나를 키운다
이기려면 나만의 ‘류’를 개척하라
싸움에 대한 예의
언제나 승자의 기백을 가져라
4단_ 판을 읽는 능력을 길러라
‘지금, 여기’를 긍정하라
이 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보다 현실이 먼저다
초보의 마음과 고수의 시야를 가져라
버릴 때는 미련없이 버려라
5단_ 궁극의 그림을 그려라
승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한 수
어쭙잖은 탐심은 전체 판을 망친다
신념을 위해 악수를 둬야 할 때
지식이 쌓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프로는 시간을 이긴다
6단_ 승부의 세계에서 복기는 기본이다
아플수록 자세히 봐라
적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고수는 날마다 복기한다
기억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마라
7단_ 나눔으로 생각의 규모를 키워라
왜 베풀어야 하는가
적의 성장을 기뻐하라
개방과 변화가 생존 전략이다
8단_ 무엇보다 사람을 남겨라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뜨겁게 세상을 사랑하라
9단_ 세월을 이기려거든 일단 걸어라
나쁜 것을 몸에 집어넣지 마라
젊음도 노년도 온몸으로 누려라
오래 앉아 있었다면 이제 걸어라
10단_ 생각을 위한 여백을 확보하라
할 수 있는 일보다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라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나가며: 프로 데뷔 60년 후, 여전히 길은 이어진다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바둑 황제’로 칭송받는 조훈현이지만 승부사로서의 삶은 굴곡이 컸다. 그의 ‘황제 등극기’라고도 불리는 제1회 잉창치배(應昌期杯 결승 5국은 사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당시 한국 바둑은 세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고, 바둑 올림픽 잉창치배에서 모두가 예상했던 구도는 중국과 일본의 양자 대결이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그 대국에서 그는 오직 자신만의 생각에 의지해 대반전을 이뤄냈다. 조훈현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위상을 바꿔놓은 이날의 쾌거에 대해 그는 생각의 승리였다고 담대히 말한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 또 다른 고수를 능가하는 기발함 그리고 온전히 현재에 몰입하는 집중력……. 이 모든 생각의 힘을 꾸준히 단련해왔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는 것이다.
조훈현의 생각이 빛을 발한 건 영광의 순간에서만이 아니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때로 꼽는, 제자 이창호에게 몰락한 시기에도 그를 붙잡아주었던 건 생각이었다. 직접 키운 어린 제자에게 타이틀을 하나하나씩 빼앗기는 충격과 혼란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그는 역시 생각 안으로 들어갔다. 인생에서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 오히려 이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에 이르자 그는 “생각이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라는 격언을 다시 체감했다. 그렇게 조훈현은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 세계대회 최고령 우승(49세 10개월이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인생이라는 파란만장한 승부에서 생각이라는 무기 하나로 무수한 승리를 쟁취해낸 조훈현의 생각법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의 생각법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위기와 고난 속에서도 놀라운 저력을 발휘한다. 삶의 구체적인 양태는 다르더라도 올바른 생각이 인생에 가장 든든한 자원이 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가 지금 ‘고수의 생각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돌을 던지고 나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겐 보여주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