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_ 인류의 역동을 이끄는 아름다운 힘
1부_ 사랑
유혹과 암호: 가짜 점, 부채 그리고 사랑의 커뮤니케이션
유물론자의 연애편지: 1759년 10월 15일 디드로가 소피 볼랑에게
문인, 유명인, 사랑: 볼테르의 경우
사랑은 우정보다 좋은 것이다: 낭만적 사랑의 혁명
낭만적 사랑, 첫눈에 반하는 것: 루소의 『쥘리, 신 엘로이즈』와 엘로이자의 후예들
돌의 꿈과 생명의 감각: 피그말리온의 사랑
우아한 연회, 페트 갈랑트: 프랑스 신화화의 장면들
2부_ 사회
식민지 시대의 인종 간 사랑: 잉클과 야리코 이야기
피부색을 넘어선 사랑: 혼혈 여성과 결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모차르트의 풀리지 않는 사랑 방정식과 그의 오페라에 투영된 성
여성 화가의 자화상: 비제 르 브룅과 자화상 속 사랑의 모습
조선시대의 사랑과 결혼: 규방 여성의 로맨스
재자가인 소설 『홍루몽』: 남자를 미워한 남자 가보옥의 사랑 이야기
남녀의 사랑과 군신의 의리: 경전이자 사랑 노래로서의 『시경』
‘낭만적 사랑’이라는 혁명
삼자결혼은 행복의 트라이앵글? 우정의 찬미에서 사랑의 합일로
유럽의, 특히 프랑스의 18세기는 ‘빛의 세기’이자 ‘철학자들의 세기’이다. 이 시기 사랑은 혁명적 변혁을 겪으며 도약했다. 유럽 18세기의 위대한 발명품, ‘낭만적 사랑’이란 개념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드디어 영혼과 육체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온전한 개인으로 존재하며, ‘영혼의 반쪽’을 만나는 합일의 관계를 꿈꿨다.
「낭만적 사랑의 혁명」에서는 슐레겔의 소설 『루친데』를 통해, 사랑과 우정 사이의 우열 관계에 대한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사랑이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총체적인 것이자 가장 배타적인 것”으로 격상하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이데올로기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
이런 율리우스를 구원해준 것이 루친데와의 낭만적 사랑이다. 그는 화가 루친데와 같이 밤을 보내면서 그녀와 완벽한 일체감을 느끼고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존재의 통일성을 체험한다. 그녀와의 사랑이 개인의 분열된 관계를 극복하는 총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루친데와의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다. “사랑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우정, 아름다운 사교, 감각적 욕망과 열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랑 안에 있어야 […] 해요.” 여기서 처음으로 육체적 사랑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진정한 사랑은 성적 사랑에서 절정에 이르며, 성적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필수 전제가 된다. 물론 육체적 관계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낭만적 사랑의 의미는 감각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의 구분을 넘어섰다는 데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분리를 모르는 것이어야 한다. 사랑이란 한 개인의 고유한 인격을 사랑하는 일일진대, 어떻게 연인의 정신과 몸을 분리해서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슐레겔은 이렇게 사랑을 새롭게 규정함으로써 사랑의 유구한 이원론적 전통을 파괴한다. 낭만적 사랑은 이런 점에서 ‘혁명’이라 불려도 마땅하다. -「낭만적 사랑의 혁명」 6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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