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저는 이 책을 세 번 읽었습니다. 처음엔 의심과 호기심으로 읽었고, 두 번째는 감사와 감격의 마음으로 읽었으며, 세 번째는 회개와 기대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매년 성찬식을 인도하는 목회자이자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인해 생명을 얻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성만찬에 대해 오늘의 시각에서 피상적이고 편협하게 알고 있는 내용을 처음 그때의 시각으로 돌아가 넓고 깊게, 그리고 통합적으로 만나게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화체설, 기념설, 상징설 등 교리로 굳어 버려 죽은 시체처럼 여겨진 누군가의 살과 피가 아니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만나는 생명의 임재와 현존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에 누려지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색깔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라도 비가 온 후에 하늘에 그려진 무지개의 아름다움 앞에 모두 감탄하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추구하는 신학의 색깔이 아무리 다를지라도 브랜트 피트리 박사가 인생을 걸어 그려 놓은 성만찬의 무지개 앞에서 어떤 모양으로든 감동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에 맞이하게 될 성만찬뿐만 아니라 삶에는 분명히 욥이 고백한 것처럼 “귀로만 듣다가 눈으로 보게 되는” 그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 강산 (풀어쓴 성경 시리즈 저자
만찬의 신비는 간단하다. 예수를 먹고, 예수가 우리의 밥이 되었듯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밥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만찬의 윤리라고 정의한다. 신비와 윤리 사이에 신학이 있다. 예수가 먹고 마셨던 마지막 만찬이 지닌 뜻을 온전히 밝히지 않는다면, 신비에서 윤리로 곧장 나아가는 것은 예수가 먹었던 그 만찬의 식감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그냥 씹지도 않고, 음미도 하지 않은 채 꿀꺽 삼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피트리는 예수의 마지막 만찬이 지닌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구약 전체와 고대 유대교의 맥락을 최대한 동원한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희미하던 것이, 제각각 따로 떨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