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떻게 살 것인가 : 땅에도 의지와 이치가 있으니
군자는 마을을 반드시 가려 택하고 | 사람이 사는 곳은 나무가 자라는 높이까지 | 풍속이 변하면 인심도 변한다 | 사람은 사람의 미래다 | 무릇 산수는 정신을 즐겁게 하고 | 명산에 명산 없고
2 어디에서 살 것인가 : 사람은 산하의 정을 닮는다
사대부로 산다는 것 | 사람이 살 만한 땅 | 산천의 영기로 선량한 사람이 태어나고 | 바람 들일 창 하나, 햇볕 쬘 마루 한 쪽 | 무릇 주택지에 있어서
3 산과 물이 어우러져 살 만한 곳 : 물이 휘돌아 마을 앞에 머무르고
강의 시작은 모든 곳의 시작 | 거처한 땅의 이름으로 호를 짓다 | 퇴계 이황이 살았던 도산 | 강물이 휘돌아 가는 하회마을 | 풍산 류씨 동족 마을 | 임하댐 아래에 있는 의성 김씨 학봉종택 | 묘한 아름다움이 있는 성천댁 | 금닭이 알을 품는 형국의 닭실마을 | 대대로 외손이 잘되는 양동의 서백당 | 태백산 남쪽에 있는 한수정 | 죽계구곡이 있는 순흥 | 임청각에서 낙동강 물을 바라보다
4 강가에서 살 만한 곳 : 물길과 바람이 조화로운 강 마을
단양팔경이 어디멘고 | 나라 안에서 가장 살 만한 강 마을 | 춘천의 우두벌 | 한강 변의 여주, 동창천 변의 청도 | 삼가천 변의 우당고택 | 큰물이 쉽게 드는 강 마을
5 바다는 끊임없이 새로 시작하고 : 항구에 불빛은 깜빡거리고
우리나라의 해안선 | 변모에 변모를 거듭한 항구 | 아름다운 항구 삼천포
6 사대부들이 대를 이어 살았던 곳 : 정자와 수목의 그윽한 경치
아무도 내 마음 아는 이 없으니 | 명옥헌에는 눈부신 배롱나무꽃이 피고 | 들판 가운데 자리 잡은 시냇가 마을 | 계곡이 아름답고 나무숲이 울창한 곳 | 난리를 피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땅 | 계정동과 징파도 | 금강 변의 고을들 | 양산팔경이 있는 금강 | 추풍령 일대의 산과 들
7 명당 중의 명당, 서원과 정자 : 사람들이 모이고 머무르는 자리
조선 성리학의 요람 | 우리나라 서원의
땅에도 의지와 이치가 있으니
사람은 산하의 정을 닮는다
무릇 주택지에 있어서 평탄한 데 사는 것이 가장 좋고, 사면이 높고 중앙이 낮은 데 살면 처음에는 부유하다가 나중에는 가난해진다.
풍수에는 도읍이나 군현, 마을 등 취락을 중심으로 하는 양기풍수와 개인의 주택 자리를 보는 양택풍수 그리고 조상의 묏자리를 잡는 데 쓰이는 음택풍수가 있다. 음택이든 양택이든 좋은 땅을 고르는 방법은 본질적으로 같으며 간룡법, 장풍법, 득수법, 정혈법, 형국론을 활용한다.
예로부터 경상도 사람들이 꼽았던 ‘영남의 4대 길지’는 경주 안강의 양동마을과 안동 도산의 토계 부근, 안동의 하회마을, 봉화의 닭실마을이다. 네 곳 모두 산과 물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고 들판이 넓어 살림살이가 넉넉했다.
안동 하회마을에는 ‘허씨 터전에 안씨 문전에 류씨 배판’이라는 말이 있다. 허씨들이 처음으로 하회마을을 개척했고 이어서 안씨들이 문중을 이루었으며, 류씨가 잔치판을 벌이고 흥청거릴 정도로 가문이 번성했다는 말이다.
이중환은 예안과 안동, 순흥, 예천 등 태백산과 소백산 아래의 지역을 “신이 가르쳐 준 복지”라 하여 전국 제일의 거주지로 꼽았다. 예로부터 이곳 양백兩百 지역은 《정감록》의 비결처이자 십승지 중의 한 곳으로 알려져 왔다.
박남현은 8만 석의 땅을 가졌다고 알려졌는데, 한성까지 자기 땅만 밟고 갈 수 있을 정도로 부자였다고 한다. 풍수설에 따르면 그 명당자리가 일대 발복에 그치는 것이어서 그가 죽자마자 여덟 채의 집이 불에 타는 등 순식간에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신정일 작가는 30년 넘게 우리 땅 곳곳을 답사한 전문가로 각 지역 문화유적은 물론 400곳 이상의 산을 오르고, 금강·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 5대 강과 압록강·두만강·대동강 기슭을 걸었으며, 우리나라 옛길인 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했다. 부산 오륙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동해 바닷길을 걸은 후 문화체육관광부에 최장거리 도보답사 길을 제안하여 ‘해파랑길’로 조성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