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_ 소설, 또 하나의 눈
현진건, 운수 좋은 날 - 불행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이 소설을 모른다
김승옥, 무진기행 - 현실, 비현실 그리고 안개
명쾌함이 아니라 모호함을 즐겨보자
공선옥, 명랑한 밤길 - 평강공주가 본 세상
프레임의 한계를 생각한다
이남희, 허생의 처 - 허생이 못 보는 것, 허생의 처가 못 보는 것
패러디 소설의 선과 악을 생각한다
윤정모, 밤길 - 끝나지 않은 역사, 끝나지 않은 임무
소설은 어떻게 역사를 초월하는가
이범선, 오발탄 - 불행은 왜 혼자 오지 않는가
소설은 왜 고통을 말하는가
2장_ ‘나’와 다른 ‘너’
김유정, 동백꽃 - 나는 점순이가 아니고, 점순이는 내가 아니다
나와 다른 너는, 이상한 존재가 아니다
주요섭, 사랑 손님과 어머니 - 나의 눈, 너의 눈, 그리고 옥희의 눈
다른 시선이 없다면 다른 풍경도 없다
강경애, 지하촌 - 우리가 가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
비극을 바라보는 자는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가
최윤, 하나코는 없다 - 부르는 자의 폭력
폭력과 차별의 뿌리를 들여다본다
3장_ 소설이란 거울에 비친 우리 시대
현진건, B사감과 러브레터 - 풍자와 혐오 사이
풍자는 때로 약자에 대한 혐오가 될 수 있다
이태준, 복덕방 - 노인을 위한 미래는 가능한가
노인 문제는 결국 삶의 속도에 관한 문제다
최은영, 씬짜오 씬짜오 - 사회의 죄, 개인의 책임
모든 ‘개인’ 속에는 ‘사회’가 들어 있다
전광용, 꺼삐딴 리 - 능력주의와 반민족행위
능력주의의 비윤리성을 생각한다
채만식, 치숙 - 세속적 욕망과 반지성주의
무지가 정당화되는 사회의 비극을 생각한다
4장_ 지켜야 할 ‘무엇’들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존경과 부러움
‘존경’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황순원, 독 짓는 늙은이 - 우리가 노동을 잃어버릴 때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문구,
어제의 소설,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다
문학은 정답이 없기에 문학이 되고, 고전은 거듭 새로워지기에 고전이 된다. 그런 까닭에 좋은 작품은 시대와 삶이 변화할 때마다 우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작품일수록 그 의미가 박제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우리는 자주 접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20년 전, 50년 전, 나아가 100년 전 소설 작품을 바라볼 때 필요한 것은 구체성의 껍질 속에 놓여 있는 보편성을 찾아내는 일이다. 일례로 〈운수 좋은 날〉이라는 작품을 ‘식민지 시대 하층민의 비참한 삶’이라는 구체성에만 가두어 버린다면 그것은 시대를 넘어갈 문학의 힘을 빼앗고 문학을 역사의 보조기록으로 전락시키며, 읽는 이에게 성찰과 감동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 될 것이다.
참고서 지문으로 스쳐 지나기엔 너무나 소중한
우리 소설의 특별한 페이지들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들을 현대적으로 읽어내고자 하는 이들, 한국 대표 소설들을 수업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사들, 그리고 교과서 속 해설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소설들을 치열하게 읽어내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깨달음과 구체적 생각거리를 전하는 인문 교양서이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청소년·교사·성인 대상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독서·토론·논술 교사들을 양성해 온 저자는 타인의 고통과 기쁨을 이해하는 공부, 나와 다른 시선을 통해 삶의 지평을 넓히는 공부가 왜 우리 시대에 절실하게 요구되는지를 우리 문학 이야기로 생생하게 풀어낸다.
4가지 키워드로 떠나는 21편의 우리 소설 여행
먼저 1장 〈소설, 또 하나의 눈〉은 소설을 읽는 의미와 이유에 대해 탐색하는 장이다.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읽기에서 저자는 ‘식민지 시대 하층민’과 ‘반어법’을 기계적으로 떠올리는 교과서적 독서에 익숙한 우리 눈에 새로운 렌즈를 가져다 댄다. 김첨지는 왜 ‘운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만약 김첨지가 전통적인 농촌 사회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왜 아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