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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혼밥 : 시서화 詩書畵로 쓰는 일기
저자 허욱
출판사 파롤앤
출판일 2021-11-15
정가 16,000원
ISBN 9791197317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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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시서화 詩書畵 일기

1장 그려봄
뭐 그러라지! / 설중매 雪中梅 / 봄 / 매화 가지치기 / 카네이션 / 져야 꽃 / 손수건 / 선풍 거사 / 채비 손질 / 얼음낚시 / 호연지기 浩然之氣 / 에라 모르겠다! / 손들어! / 죽어서도 벗한다 / 떨구며 버틴다 / 농밀한 사랑 / 동지 同志

2장 새겨봄
일기일회 一期一會 / 몽환포영 夢幻泡影 / 장락 長樂 / 알아봄 / 이오우아 以吾友我 / 인기간서 忍饑看書 / 그뿐 / 유능제강 柔能制剛 / 선비는 배와 같다 / 좌우명 / 무학 無學 / 벌이 꿀을 딸 때는 꽃을 가리지 않는다네! / 밥값 / 명결 明潔 / 마음을 두들기라 / 마음 / 과욕 寡慾 / 명심 冥心

3장 닦아봄
공부의 방법 / 습 習 / 의 意 / 예 藝 / 성장 成長 / 연단 鍊鍛 / 탈아 脫我 / 노경 老境 / 각고 刻苦 / 글길 / 벽 癖 / 몰두 / 은산철벽 銀山鐵壁 / 득어망전 得魚忘筌 / 일필휘지 一筆揮之 / 백천학해 百川學海 / 위물견 謂勿堅 마즉천 磨則穿 / 용맹정진 / 과정이 결과다 / 구멍 난 벼루, 몽당붓 / 겨울에도 자란다 / 작가란 갇혀 자유로운 존재

4장 살아봄
꽃눈 맞고 뇌진탕 / 순댓국집 혼밥 / 몸쪽 꽉 찬 돌직구 / 있다 봐! / 슬플 땐 빨래를 해 / 덕불고 필유린 德不孤 必有隣 / 폐사지처럼 산다 / 확찐자 / 부동자세 / 공황 / 가을 엽서 / 못난 게 잘난 것 / 날개 / 정, 말, 글, 시 / 가관 佳觀 / 맛깔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 간결 簡潔 / 실전 / 오르막길 / 마음수행 / 빈손 / 보시(普施 /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5장 외쳐봄
오늘을 고치지 않고 / 습관 / 나를 잃으면 다 잃는 것 / 성 誠 / 실천 實踐 / 진심 眞心 / 산다는 건 / 삶 / 현존재 / 나눔 / 정리정돈 / 끝장 / 일상이 모여 일생이 된다 / 침묵 / 무게중심 / 그는 그고, 나는 나다 / 내가 나에게 / 뱃심 / 전일 全一 / 지 止 사 思 행 行 / 신어시 愼於始 / 수
내 글씨는 아직 말하기에 부족함이 있지만,
나는 칠십 평생에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오. (김정희

글씨는 반드시 정신(神과 기운(氣과 뼈(骨와
살(肉과 피(血를 갖춰야 한다. 다섯 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글씨가 되지 않는다. (소동파

글씨의 훌륭함이란 글자의 자획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먹 속에 갈아 넣은 정성의 양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신영복

먹을 갈아 붓을 든 조선의 선비가 써내려 가는 글과 그림은 핸드폰 자판을 두드려 올리는 SNS의 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 쓰임은 다르지 않습니다. 혼자 방 안에 정좌하고 앉은 조선의 선비가 종이를 펴 시를 쓰고, 사군자를 그리는 일은 자신을 담고 타인과 자신의 표현을 나누는 매일의 일과였습니다. 바쁜 현대인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 잠시의 짬 속에서 SNS에 자신의 사소한 일과를 적고, 사진을 올리는 것은 오늘 자신이 산 순간을 타인과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뒤돌아 앉아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며 혼밥하는 남자의 모습을 수묵으로 담은 표지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허욱은 수묵의 시서화를 SNS 속에 담는 작가입니다. SNS에 올렸던 매일매일의 글과 그림을 추려 하나의 책으로 엮으니 마침내 ‘시서화(詩書畵로 쓰는 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허욱은 예술하는 삶과 하루하루 그가 살아가는 현실 속의 삶이 하나가 되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매일 예술하는 노동자처럼 작업하고, 작품 가격을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산출하기를 고집합니다. 옛 말씀을 읽고, 자기 생각 속에서 소화하여 다시 써내며 하나의 단어를 쪼개고 그 말의 의미를 담은 글씨를 써내면서, 그는 시간을 백지 위의 검은 흔적으로 옮겨 놓습니다.

선비의 대쪽같은 기품과 동네 순댓국밥집에 혼밥하는 아저씨의 헛헛함을, 그리고 반주의 취기 때문만은 아닌 따듯한 유머를 지닌 허욱 작가의 시서화 일기는 우리 마음의 빈 종이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