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이 들려주는 아름답고 활기찬 역사 이야기
“우리는 모두 세상이라는 베틀에서 짜인 옷감이래요.
수많은 생명과 역사로 얽혀 있는 실타래고요.”
딸깍. 딸깍. 스르륵 ─
베틀이 박자에 맞춰 움직이고 실들이 갖가지 색으로 밝게 빛나며 베 짜기가 시작됩니다. 할머니는 소녀에게 수천 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옷감 짜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류 문명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베틀의 역사가 소녀에게 전해집니다. 중국의 비단, 이집트의 리넨, 이베리아반도의 카펫…….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갖가지 천이 태어나고 천이 역사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대대로 옷감을 짜 온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에 접속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습니다. 베틀의 노래는 우리가 아직 짜이는 중이지만 유산과 전통으로 서로 얽힌 독특하고 풍부하고 아름다운 양탄자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페루의 산골에서, 문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옷감을 짰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집집마다 베틀을 돌리지 않지만,옷감의 역사는 우리의 소중한 기억이고 유산입니다.
『베를 짜다 삶을 엮다』는 옷감 짜기라는오래된 예술을 기념하는 것이며 우리가 모두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고찰입니다. 책의 예술성 넘치는 서사는 사람들이 서로 엮여 있는 것처럼 기술적 기교, 문화적 전통의 실들을 엮어 한 폭의 빛나는 커다란 그림으로 그려 냈습니다.
딸깍. 딸깍. 스르륵 ─
손과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짜내려 갑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나는 무엇이 될까요.
두터운 실타래를 얹은 베틀이
나에 관한 이야기를 짜 내려갑니다.
베틀은 옷감과 우리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전해줍니다.
작가의 말
디나라와 저는 『베를 짜다 삶을 엮다』를 통해 옷감에 얽힌 전통과 문화를 한 폭에 짜 내려고 했어요. 거기에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이미지와 말, 은유와 사실들로 수를 놓고 싶었어요. 옷감을 짜다 그만 올을 놓칠 때처럼 뭔가 부족한 대목도 있을지 모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