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호킹이 죽는 날까지 탐험했던 세계
유일한 우주인가, 다중우주인가? 설계된 우주인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우주인가? 이는 오랜 시간 해결되지 않은 채 과학계에 남아 있는 질문이다. 호킹 연구팀의 최종 목표 역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호킹의 우주론 연구의 핵심은 빅뱅의 특성과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 원인을 밝히는 것이었지만, 그 못지않게 자연법칙 저변에 깔린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 우주론은 이 세상에 대해 무엇을 알아낼 수 있으며, 우리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 이것이 바로 호킹이 죽는 날까지 탐험했던 세계였다.
이 책은 다른 책 어디에서도 다루어지지 않은, 앞으로도 영원히 다루어질 수 없는 호킹의 ‘마지막’ 이론을 담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스티븐 호킹의 정리된 연구를 가장 가까운 공동 연구자의 명확한 눈으로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조르주 르메트르, 닐스 보어, 리처드 파인먼, 짐 하틀 등 20세기의 물리학계를 이끌었던 주요 과학자들의 업적과 그들의 주장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점 가운데 하나다.
양자물리학에서 찾은 생명친화적 우주
벨기에의 성직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조르주 르메트르의 우주팽창론을 시작으로, 우주론의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면서 책은 전개된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플라톤으로 이어지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뉴턴의 물리학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까지, 저자는 물리학과 철학을 넘나든다. 1927년, 조르주 르메트르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당시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천문학자들은 50억 년 전부터 우주의 팽창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우주팽창의 역사는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사실이 수용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르메트르는 우주가 생명체의 존재를 허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팽창이 한동안 매우 느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