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근대미술의 서막
새로운 시각 미술
전통 회화에서 근대 회화로
서양미술의 간접적인 수용
전시의 시작: 공진회, 박람회, 박물관
2부 서화에서 미술로
서화에서 미술로
전시와 관람객
새로운 화단의 성립
조선 프롤레타리아 미술운동
3부 근대성과 모더니즘 미술의 탐구
도시와 근대성
모더니즘 미술의 시도
유럽과 미국으로 간 화가들
사진과 건축
미술 시장과 미술품 수집
4부 민족주의와 식민주의의 회색 지대
한국미술의 정체성 모색
전시 체제하에서의 미술
해방 전후의 미술
책 속에서
지난 20 ~30년간 근대미술 연구는 그동안 주가 되었던 회화에서부터 삽화, 전시, 제도 등으로 확장되었고, 주요 작가들의 카탈로그 레조네 구축, 구술 채록, 개인 소장품 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개개 미술가의 생애사, 제작 연대, 작품 제목 등에서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 있다. 미진한 부분의 연구가 더 진전되어야 함을 인정하면서도 이제 대학에서도 근대 한국미술사 과목이 개설되고 있어, 세계미술사 속에서 한국 근대미술의 흐름을 서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1910년 한일병합을 기념하는 엽서에서 곤룡포와 익선관 차림의 고종은 대원수 군복을 입은 일본 천황의 사진 아래에 배열되었다. 일본 천황이 왕권을 상징하는 봉황이 위에서 보위하고 화려한 국화 장식에 둘러싸여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종은 소박한 오얏꽃으로 장식되었다. 식민 지배국과 피지배국이 대조되고 일본의 통치를 사실화한 이 엽서는 마치 대한제국 영욕(榮辱의 역사를 보는 듯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전통적인 시서화의 개념도 붕괴하기 시작했다. 시서화가 종합되었던 문인화에서 시는 문학으로 독립되었고, 그림과 글씨가 같이 있던 서화는 각각 회화와 서예로 분리되었다.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는 사군자가 동양화로 편입되고 서예는 미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출되었다.
서양화단이 성립되기 시작한 것은 일본에서 수학한 미술가들이 다수 귀국하면서였다. 이들 1세대는 일본에서 서양화를 배우면서도 관심을 가지고 추구한 방향은 조금씩 달랐는데 대체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아카데미적 사실주의를 고수한 김인승, 이마동, 도상봉 등으로 사실적인 인물화, 누드화, 정물화를 주로 그렸다. 두 번째 그룹은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야수주의(포비즘 사조를 받아들인 오지호, 김주경, 길진섭, 이인성 등이다. 세 번째는 소수였지만 추상미술을 시도한 김환기나 유영국, 그리고 표현주의나 환상적인 그림을 그린 이중섭, 구본웅, 문학수이다.
김환기의 작품에서는 서구의 실험적 형태를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