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며
1부 내 동생 원일이
어느 날 갑자기 / 용기 / 새로 배운 단어 / 엄마의 모험 / 잘 들어봐 / 뭐가 중요한데 / 말하기 듣기 쓰기 / 세 개의 언어 / 질문 / 예민한 애 / 비밀 얘기 / 장래 희망 / 심심한 애 / 바둑 학원 / 화 많은 누나 1 / 화 많은 누나 2 / 원일이가 없는 날 / 프링글스 / 악몽
2부 원일이와 성은이
키 커졌다 / 세상 / 춤 / 평화 / 귀뚜라미 / 그러면 안 돼 / 말싸움을 못해서 / 좋은 생각이 있는데 / 토끼의 모험 / 원일이가 잘한 것 / 내가 잘한 것 / 나의 집 / 우리 가족 / 지윤이 / 판도라의 상자 / 엄마와 아빠도 / 도넛 베개 / 뽐이 / 뽐이와 연습한 것 / 여름밤
3부 원일이와 현민이
일기장 / 병아리 / 연약한 시절 / 하굣길 1 / 하굣길 2 / 웃는 척 / 고추냉이 졸업식 / 새 이름 / 가기 싫었어 / 내가 가진 백 가지 좋은 것 / 영화관 / 말하는 법을 배우기 / 새 시대 / 무난하게 / 극복 / 노래방에서 / 키워지는 일 / 볶음밥 /빚과 빛 / 아기 / 원일이
이야기를 마치며
● ‘장애’라는,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 내 동생에게는 일어났다
김나무 작가의 동생 원일이는 네 살에 청력을 잃었다. 열감기를 누나와 동생이 나란히 앓고 난 뒤, 동생만 청력을 잃게 되었다. 그 후 원일이에게는 장애인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따라붙었고, 자신에게는 장애인 동생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원일이 누나’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다. 집 안 분위기도 자연스레 원일이 위주로 흘렀다.
장애인 가정에서 자라며 어려움을 겪던 시절을 돌이켜보다가 작가는 지금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을 비장애 형제(장애인을 형제자매로 둔 비장애인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궁금해지는 만큼 자신이 겪은 일들과 고민들을 꼼꼼히 더듬어보려고 애썼다. 지금의 비장애 형제 어린이들은 자신이 겪은 것과 같은 어려움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자신이 청각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날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보려고 했다. 어린 시절에 살았던 동네, 이사한 집들, 동생과 함께 놀았던 베란다, 학교에 가던 길…. 흘러온 장소들을 떠올릴 때면 장애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일이, 보청기를 끼고도 힘차게 뛰놀던 원일이, 자신을 챙겨주던 든든한 원일이, 만화와 비디오를 함께 즐겨 보던 원일이, 장애 때문에 급우들에게 괴롭힘당하던 원일이, 점점 지치고 화가 쌓여가던 원일이, 부모님과 진로 문제로 자주 부딪치던 원일이, 장애 때문에 이름을 바꿨을 때의 원일이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원일이 곁에서 귀찮거나 슬프거나 골치 아픈 일들은 외면하고 싶어 하던 자기 자신의 얼굴도 선명해졌다.
● 제대로 된 기억과 기록은 각자의 삶을 더 깊이 알고 존중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나’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그리기 시작했지만, 기억을 더듬어나갈수록 비장애인 위주로 구성된 사회에 좀 더 잘 자리 잡기 위해 장애인 동생 원일이와 장애인 아들을 둔 부모님이 위험을 무릅쓰고 선택했던 길들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원일이가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