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1부 제주 어멍, 바람처럼 머물다
1장 제주 송이를 닮아가며
1. 제주 정착했어요
2. 괸당
3. 춤추는 도마뱀 꼬리
4. 의금 씨 형제는 훌륭했다
5. 굴뚝 연기
6. 매화 피는 끝자락에
7. 제주 갈옷은 그래서 그렇게 고왔나 보다
8. 무지개사랑 우리 형님
9. 구름아 우리 밥이나 한 끼 하자
10. 소확행이로소이다
2장 농부가 되는 길목에서
1. 미나리 한 줌으로 깨달은 농심
2. 이런 우라질 꿩시키
3. 봄의 향연
4. 참전을 망설이며
5. 생손앓이
6.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7. 입도 뻥긋 못 하겠다
8. 울어멍의 사랑
9. 저지 오름에서 생긴 일
10. 잡초의 항변
3장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1. 엄살도 정인 게라
2. 장마에 화초는 말라 죽고
3. 요술 지팡이가 필요한 시대
4. 행복 술래잡기
5. 행복이란 놈의 뒤통수
6. 마음 들켜버려서 무안했다
7. 환상속의 그대
8. 문구멍으로 보는 미술관
9. 사랑의 향기
4장 살면서 가끔 한 번씩 철학자가 되어본다
1. 삶을 배운다
2. 나를 찾아 나서지만
3. 단칼에 무 잘라내듯이
4. 할망이 세상을 본다
5. 커튼을 내리고 게슴츠레 눈을 뜨니
6. 무엇을 남길까
7. 돌아간다는 말은
8. 창문 열고 내다보니 회색도시다
9. 마음 한곳을 비워 두면
10. 짝궁둥이 복숭이
11. 정안수 한사발을 떠놓고
2부 제주 어멍, 돌을 닮아가다
1장 쌉사름한 커피향은 왜 설레일까
1. 잠자리가 시집간 사연
2. 짜장면 한 그릇에 250원입니다
3. 잣대
4. 타임머신이 없는 이유
5. 체념의 미학
6. 바보라서 행복하다
7. 별은 떨어져도 밤하늘은 화려하다
8. 우리 동네 풍경
9. 사진첩을 뒤지다가
10. 파란하늘에 새겨진 유월
11. 날아다니는 고향
2장 그게 사랑이었음을
1. 돌을 닮아가는 부부
2. 망중한
3. 우리 집 영감과 나는 요로코롬 다르다오
돌담을 쌓으며, 또 귤밭을 가꾸며
지혜를 배워나간 삶의 기록
이 책은 한 가족이 제주도에 뿌리내리며 마주한 시간과 그 속에 담긴 풍경을 그린 책이다. 한국전쟁이 나던 해 젖먹이로 피난을 간 저자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른이 되었다. 길었던 인고의 시간, 저자는 끝내 제주도의 돌과 같이 단단해졌다. ‘살다 보면 살아도지고 지혜도 생긴다’는 담담한 저자의 말을 따라, 저자가 그려낸 삶의 비밀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제주 어멍, 바람처럼 머물다
꽤나 갑작스러운 이주로 낯선 섬에 둥지를 틀며 귤 농사를 시작했다. 생면부지인 이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건, 삶을 짓는 법 역시 다시 배우는 일이었다. 귤이 익어갈수록 삶의 깊이 역시 진하게 익어갔다. 바람과 돌과 그 여자는 그렇게 어울려 함께 살았다.
제주 어멍, 돌을 닮아가다
제주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혼자서도 바로 서는 법과 숨 고르는 법,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 모두 제주의 돌을 닮아가며 익힌 것들이다. 삶의 멍에였던 조각들이 끝내는 내 버팀목이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모여 어느새 커진 귤밭만큼 내가 자랐다.
제주의 풍경, 내면적 사유에 대한 고찰이 1부를 통해 펼쳐진다. 2부는 가족들과의 이야기, 돌이켜 회상하는 지난 날들을 그렸다.
책 속에서
한 번 가질 기쁨을 여러 번 갖는다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미리 앞당겨서 다 체험하고 정작 즐길 때가 되면 시들해지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면 안 된다. 숨은 행복 찾아가는 술래잡기도 꽤 재미있다. 늙어지면 보이는 요술 거울이니 백설공주 거울보다 못하지 않다.
---「행복 술래잡기」중에서
흙 속에 만물이 녹아든다. 빗물도 사람도 노루 새끼도 고사리도 다 녹아든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이 흔적도 없이 녹아들까? 살아 숨 쉬던 모든 것을 흙은 군소리 없이 다 끌어안는다. 돌아간다는 말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인가.
---「돌아간다는 말은」중에서
나쁜 일을 만나면 세상 끝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