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파괴하는 일 ―11
1장 프레온 이전의 세계 : 개인적 편안함에 관한 문제
1 CFC-12 ―043
2 냉각의 시작 ―047
3 기계 냉장 기술 ―061
4 습도를 지배한다는 것 ―078
5 균일하고 보편적인 공기에 대한 믿음 ―094
6 편안함의 과학화 ―105
7 영화관과 냉방의 대중화 ―119
8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정의 ―136
9 냉방 자본주의 ―157
(ESSAY 프레온 회수 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 Ⅰ ―165
2장 프레온의 시대 : 계속되는 안전의 불확실성
1 모더니즘의 화신, 기적의 냉매 프레온 ―189
2 기후 역사상 가장 지독한 그림자를 드리운 미친 천재, 토머스 미즐리 ―195
3 쾌적 냉방의 시작과 화학적 쇼맨의 죽음 ―211
4 더위와 인종 차별의 역학 ―231
5 이동식, 가정식 에어컨의 부상과 사회적·심리적 풍경의 변화 ―257
6 오존층, 지구의 방패가 아닌 파도와 같은 ―281
7 파괴의 평범한 얼굴 ―297
8 에어컨이 너무 일찍 가동된 슈퍼마켓 ―313
9 자외선 지옥으로 가는 어떤 구멍에 관한 논쟁 ―326
10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세계 최초의 협약, 몬트리올 의정서 ―337
11 ‘과학적 불확실성’이라는 무기 ―351
(ESSAY 프레온 회수 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 Ⅱ ―359
3장 프레온, 그 이후 : 폐쇄계에 대한 믿음
1 또 다른 위기 ―379
2 ‘오존 위기의 영웅’ 듀폰사의 민낯 ―383
3 CFC 규제를 둘러싼 정치적 풍경들 ―394
4 흰 피부와 검은 조약 ―411
5 새로운 냉매의 출현과 지하 경제의 탄생 ―418
6 냉방 중독 ―433
7 느리고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폭력 ―444
8 배출권 거래제의 아이러니 ―459
9 열적 쾌적성이라는 열망의 번짐,
그 책임에 관한 정치적 질문 ―480
10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상호 의존성을 인식할 수 있다면 ―498
11 공공성의 회복, 모두를 위한 냉방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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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의 역사적 탄생과 죽음을 가로지르며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삶의 윤리와 생태적 상호 의존성에 관한 생생한 기록!
에어컨과 자본주의의 ‘공모’
노동에 최적화된 신체의 탄생
에어컨이 없는 여름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인류는 에어컨 없이 더위를 수천 년을 견뎌왔다.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증발 냉각’이 유일했다. 액체가 증발되면서 주변 공기가 식는 아주 단순한 원리, 과거의 많은 문화권이 이런 현상을 알고 있었지만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할 수는 없었다. 흥미롭게도 인간의 쾌적함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완전한 냉방 시스템은 쾌적함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닌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설계되었다. 1890년대 난방과 환기시스템으로 유명했던 알프레드 울프는 쾌적함을 목적으로 고안된 세계 최초의 완전한 냉각 시스템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은 뉴욕증권거래소 현장의 거래원들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고전 자유주의 경제학의 정신에 따라 자본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모든 장벽과 한계를 없애고자 했다.”
에어컨은 공기를 제어했지만, 공기를 제어할 때 그 안의 프로세스와 사람들도 제어했다. 우리는 실내 온도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오랜 시간 일하게 되었다. 쾌적하고 안락한 실내 환경은 ‘노동하는 몸’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지적한 ‘개별적이고 집단적인 신체의 강제’가 이루어진 공장과 학교에서 초기 기계 냉각이 발전했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최고의 대기 상태’는 유용하고 효율적인 인간의 몸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어야 하는 기술적 결과였다. 자본주의 사회가 엄격하고 체계적인 근로 조건에서 노동자를 재생산하려고 한다는 생각은 마르크스의 사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동자들이 덥고 습한 여름 기후 때문에 다음 날 생산력에 차질이 생긴다면 “생산 수단의 소유주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하나는 노동자들의 일을 줄이는 것(그러면 소유주는 손해를 본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