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개정판 머리말l 문제적 열정이 우리에게 던지는 것들
l머리말l ‘불행한 의식’의 모험과 투쟁
장 자크 루소 감수성의 혁명, 상상력의 저주
“나의 출생은 나의 첫 불행이었다” / 열여섯 살 무작정 길을 떠나다 / 청년 루소의 ‘황금시대’ / 다섯 아이를 버린 아버지 / “나는 다른 세계를 보았고 다른 사람이 되었다” / 《인간 불평등 기원론》, 문명을 탄핵하다 / 《신엘로이즈》, 감수성의 폭발 / 《에밀》과 《사회계약론》 / 망상에 갇힌 불행한 망명자 / 《고백》, 전대미문의 자기 폭로 / “굴종으로 얻는 평화보다 위험한 자유를 선택하겠다”
미셸 푸코 한없이 자유에 가까운 광기
파리고등사범의 광기 어린 천재 / 정신분석학, 실존주의, 마르크스주의를 넘어 / 니체의 발견, 고고학과 계보학 / 《광기의 역사》의 탄생 / 《말과 사물》이라는 폭탄 / 쇠파이프를 든 정치 투사 / 암호문처럼 떠오른 단어 ‘권력’ /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법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천재의 의무, 순수의 열정
천재 집안의 유순한 막내 / 빈의 반항자들, 바이닝거, 크라우스, 로스 / “천재의 가장 완벽한 사례” / 전쟁터에서 쓴 《논리-철학 논고》 / 초등 교사를 거쳐 다시 철학으로 / 철학의 마구간을 청소하는 자 / “철학은 신과 화해하는 길”
프란츠 카프카 존재의 감옥, 변신의 욕망
동생들의 죽음과 죄의식 / 아버지를 향한 극단적 애증 / 간결하고 냉정하고 무심한 문체 / 문학 세계의 ‘지하생활자’ / 자기 학대와 자기 처벌의 쾌감 / 폐결핵, 비좁은 세계의 작은 해방구
나쓰메 소세키 불안의 질주, 문학의 탄생
길가의 돌처럼 치인 어린 시절 / 실존의 질병, 위궤양과 신경쇠약 / 자기 혐오에 갇힌 유학생 / 유럽과의 대결 의식, ‘자기본위’의 신념 / 소설에서 발견한 구원 /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근대 비판
조제프 푸셰 가장 과격한 기회주의
수도원을 나와 혁명가가 되다 / 언제나 ‘다수파’에 선 사람 / ‘최초의 공산주의 선언’
글 쓰는 인간 ‘호모 스틸루스’의 매혹적인 주술
“고명섭은 눈과 귀와 코로 읽어낸 세상사를 자기 심장에 새긴 뒤 모든 죽어버린 이념과 시대와 인간에 박동을 부여하는 매혹적인 주술사다. 철저히 수공업적인 ‘글 쓰는 인간(Homo Stilus’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뇌 어렸으되 긴박한 그의 문체는 글을 읽는 내내 심장 박동을 가속화한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이미 경계가 녹아버리고 없다. 가히 지식 연금술이다. 거기에 광기로 얼룩진 20세기 인간 군상들이 숨 쉬고 있다. ‘천재’란 시대가 개인을 빌려 얼굴을 나타낼 때 모습이다. 《광기와 천재》는 그 광기로 우리를 안내하는 혀다. 다만 한 가지 경고를 덧붙인다. 조심하라! 또 조심하라! 침을 삼키게 하는 글의 유혹은 생각의 관절을 무시로 버근거리게 한다.” - 서해성(소설가
책 속에서
모순과 불화의 틈새에서 솟아난 독창성, 장 자크 루소
루소의 일생은 “화해할 길 없는 모순의 드라마”였다. 문학과 예술이 사회를 타락시킨다고 성토했지만 낭만주의 문학의 포문을 연 연애소설《신엘로이즈》를 썼고, 근대 교육학의 출발점이 된 《에밀》을 썼지만 자신의 아이들은 남김없이 고아원에 버렸다. 자기 시대의 부자와 귀족과 권세가를 끝없이 공격했지만 그들의 호의와 후원을 받아 생계를 이어갔다. 그의 모순은 끝이 없었다. 그러나 그 모순, 그 불화의 틈새에서 독창성으로 빛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루소의 경험에서 특징적인 것은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윗도리가 다 젖도록 눈물을 쏟았다는 점이다. 갑자기 세상의 진실을 통찰한 루소는 학문과 예술로 치장한 이 세상이야말로 타락하고 부패했으며 그 세상의 질서에 짓밟히던 자신이야말로 순수하다는 충격적인 발견을 한 것이다. …… 이 깨달음을 기점으로 하여 루소는 “다른 세상을 보았고 다른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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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가 쓴 글의 모든 내용은 당대 지식인들의 통념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볼테르를 비롯한 계몽주의 지식인 가운데 어느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