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 어딨어? 죽음의 뒤를 쫓아 떠나는 여행
이 책을 쓴 에밀리 보레는 네 살배기 아들에게 반려묘의 죽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늘 아침 우리에게 일어난 일』의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작업을 함께 해 오고 있는 파트너 뱅상과 함께 두 번째 그림책을 만들었다.
잠에서 깬 아이는 울고 있는 엄마를 보며 오늘이 여느 날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불길한 예감으로 ‘듀크가 어디 갔냐’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시선을 피하며 엉뚱한 이야기를 지어낸다. 듀크의 죽음 언저리를 빙빙 도는 대화를 나누며 엄마와 아이는 듀크의 뒤를 따라나선다. 하늘 위로 또 땅속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도무지 가늠할 수도, 도착할 수도 없는 세계로.
상실을 그대로 마주하고 충분히 슬퍼할 때 가능한 가장 현명한 애도
아이는 듀크가 구름 너머로, 아니면 땅속으로,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이 손을 붙잡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내달리고, 점프하고, 쉼 없이 말을 쏟아내던 엄마는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냐’는 아이의 외침에 그제야 멈추어 선다. 그리고 “너무 슬프고 무서워서 차라리 이야기를 지어내는 편이 나을 것 같았”던 스스로의 마음과 마주한다. 엄마의 고백을 가만히 듣던 아이는 문득 자기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듀크가 어디서 출발해, 어디를 지나서, 결국 어디에 당도했는지. 애써 외면했던 죽음과 상실의 세계를 직면하는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이 여행의 종착지는 먼 곳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이었다는 것을. 언제고 꺼내어 감각할 수 있는, 몸과 마음에 남은 서로에 대한 기억과 감촉. 뒤쫓았던 미지의 길은 사실 우리가 함께 지나온 사랑의 자국이라고.
죽음에 대해 돌려 말하거나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히 그린 『오늘 아침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가장 현명한 애도의 방식을 산뜻하게 전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