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눈부신 현실의 실체를 마주하다
I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관찰’
에르빈 슈뢰딩거의 확률
세계의 입자성
II
중첩
다세계, 숨은 변수, 물리적 붕괴
불확정성을 받아들이다
III
세상이 단순해 보였던 때가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
희박하고 가벼운 양자의 세계
IV
얽힘
셋이 추는 춤
유한하면서 무궁무진한 정보
V
보그다노프와 레닌
실체 없는 자연주의: 맥락성
나가르주나
VI
단순한 물질
의미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안쪽에서 바라본 세계
VII
이 세계를 조금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지도
감수의 글
주석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양자역학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용할 줄은 아는 무척 신비롭고 당혹스러운 학문이다.”라고 말했다. 양자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구적으로 제시했던 아인슈타인도, 20세기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아무도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썼다. 양자론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니. 지금 이 순간에도 쓰고 있는 컴퓨터부터 원자력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의 기초가 되고, 공학자, 천체 물리학자, 우주학자, 생물학자들은 매일 이 이론을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도 이 이론의 기초가 포함되어 있다. 양자 이론이 탄생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는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신간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이 수수께끼 같은 양자 이론이 ‘세계의 실재’ 모습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양자 이론이 그려내는 현실 세계는 어떠한 모습인지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로벨리의 탐구는 강한 바람이 부는 척박한 북해의 섬, 헬골란트에서 양자 이론을 꽃피운 젊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양자론의 탄생과 해석들, 그로 인한 혼란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오직 ‘상호작용’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의 실체, 양자론의 ‘관계론적’ 해석에까지 이른다. 이 여정의 전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광활하고 방대하며, 과학과 철학의 영역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통섭적 사고의 끝을 보여준다.
너에게는 실재하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카를로 로벨리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관계론적’ 해석은 무엇일까. 이 양자 이론의 핵심은, “양자론은 양자적 대상이 우리(혹은 ’관찰‘이라는 일을 하는 특정 실체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양자론은 어떤 물리적 대상이 다른 임의의 물리적 대상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기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