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 : 장애학자가 들려주는 그리스 비극 이야기
저자 박정수
출판사 그린비
출판일 2024-01-04
정가 16,800원
ISBN 9788976828262
수량

prologue. 장판에서 비극을 왜?

1. 사회적 장애모델과 비극
2.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소수자들
3. 저항하는 자들의 운명애
4.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
5. 민주주의가 품은 장애 난민
6.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전체를
7. 돌봄의 배신, 절망 속 모성의 복수
8.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젠더-장애인

epilogue. 장애인의 운명, 한 번 더
‘부은 발’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던 이유
―장애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비극

유명한 수수께끼 하나. “아침에는 다리가 넷, 점심에는 다리가 둘, 저녁에는 다리가 셋인 것은?” 답은 ‘인간’이다. 아무도 맞추지 못한 수수께끼이지만 오이디푸스만이 쉽게 정답을 맞히고 평화를 얻어 낸다.
저자는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맞힐 수 있었던 비법으로 그가 가진 장애의 당사자성을 꼽는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은(oide 발(pus’이라 불릴 정도로 눈에 띄는 신체장애를 가졌기에 오이디푸스는 평생 “보행의 장애”를 의식하였을 것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오이디푸스로부터 장애 있는 몸의 취약성, 그리고 배제와 차별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지혜롭지도, 똑똑하지도 않았던 오이디푸스만이 “발의 개수와 보행장애의 연관성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던 이유다.

장판에서 장애와 비극을 연관 짓는 일은 비판을 받기 쉽고 조심스러운 작업이다. 한국 진보적 장애운동의 관점과 달리 ‘비극’은 장애를 개인적인 사건이자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장애가 갖는 사회성을 간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비극에 담긴 ‘운명애’의 순간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비극’의 의미를 재구축한다. 슬픈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기 삶을 주도하는 운명애의 저항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장애의 관점에서 그리스 비극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이처럼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내지 못했던 정치적이고 급진적인 면모를 발견한다는 의미이다.

“왜 여성, 소수자, 장애인은 급진적일 수밖에 없는가?”

올림포스 신 중 가장 소수자와 밀접한 신을 하나 꼽는다면, 단연 디오니소스다. 디오니소스 제전을 묘사한 유물에서는 유독 발기한 곱추나 난쟁이 형상이 많이 등장한다. 이에서 알 수 있듯 그를 따르는 신도 중에는 여성과 장애인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왜 소외된 자들의 신이 되었을까?
디오니소스(Dionysos의 이름은 ‘두 번(dio 태어난 자(nysos’라는 뜻. 인간인 어머니의 몸에서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