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삼남매의 좌충우돌 분투가 시작된다
이혼에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 장남 ‘진태’, 댄스 학원에서 만난 운명의 상대에게 배신당한 슬픔에 빠진 차남 ‘진수’, 동아리 선배 언니에 대한 짝사랑과 성정체성을 한꺼번에 깨달은 막내 ‘해민’. 삼남매가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가 죽음을 맞는다. 오랫동안 의식도 없이 투병 중이었던 터라 이미 마음의 준비가 끝난 삼남매는 큰 슬픔 없이 얼렁뚱땅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낡은 턴테이블과 LP판을 발견한다. 틀어보니 익숙한 멜로디의 재즈가 흘러나오는데 어느 순간 음악 소리가 기괴하게 늘어지더니 툭, 판이 튀며 세상이 캄캄해진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17일 전 아침이라는 황당한 상황. 하지만 17일을 몇 번 반복해도 삼남매의 복잡한 상황은 영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장례를 치르기도 지친 삼남매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운다.
“장례 때문인 거야. 노하셨던 거라고!” (121쪽
이번에는 삼남매가 합심해 이전과는 다르게 아버지를 추모하는 진정성이 넘치는, 마치 살풀이 같은 장례식을 치르고, 각각 반복되는 사랑의 좌절에서 특별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은 다시 되돌아가 삼남매를 새로운 갈등, 새로운 배신, 새로운 상처에 시달리게 만든다. 해결되지 않는 타임루프의 혼란스러움 속에서 삼남매는 아버지의 다른 유품인 일기로 눈을 돌려 새로운 힌트를 얻는다.
미스 박, 미스 김, 에이미……. 아버지 대학 시절에 썸싱이 있던 여자들. 일기에 적힌 그녀들과의 가슴 절절한 러브 스토리를 보며 삼남매는 의기투합한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그분을 못 봬서 성불을 못 하시는 것 같다고, 그러니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타임루프에서 벗어나자고.
그때부터 삼남매는 5권이나 되는 아버지의 일기장을 함께 정독하고, 여태 봐왔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일면들을 알게 된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라는 말로 자식들을 다그치기만 했던, 성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