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가난 구휼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다
01 부녀자 걸인에겐 의관정제하고 구휼하다 12
(의성 만취당 김사원 종가
02 굴뚝을 섬돌 밑에 내어라 26
(구례 운조루 류이주 종가
03 가뭄 때 200석은 내놓고, 50석은 종자로 40
(나주 남파 박재규 종가
04 극심한 기근에 사재 털어 취로사업 56
(진주 용호정원 박헌경 종가
05 흉년에 구제받은 백성들, 나라에 “선행 기려달라” 간청 70
(영덕 만괴헌 신재수 종가
06 650년 선비정신과 베풂을 실천한 86
(순창 양사보 종가
07 세금 대납하고 옥살이 풀어주길 세 차례 100
(해남 녹우당 고산 윤선도 종가
08 누에는 치지 말고, 나락은 길가에 쌓아두어라 114
(논산 명재 윤증 종가
09 흉년에 곳간을 모두 열다 130
(강릉 선교장 무경 이내번 종가
10 전 재산을 구휼과 의병 지원, 차용증서 모두 불태워 146
(예천 별좌공 사고 이덕창 종가
11 도토리죽 쑤어 가난한 이웃을 구휼하다 160
(영양 석계 이시명(장계향 종가
12 문경현감 시절 본가에서 곡식을 날라다 빈민 구휼 174
(홍성 사운 조증세 종가
13 사방 100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188
(경주 최부잣집 문파 최준 종가
14 과감한 상소문으로 백성 살린 청백리 204
(풍기 금계 황준량 종가
제2부 독립운동과 교육사업에 모든 것을 바치다
01 안동에 동창학교 세우고 만주에선 신흥무관학교 세워 220
(안동 백하 김대락 종가
02 퇴계를 이은 큰학자 학봉 선생 종가 왜놈에 맞서 236
(안동 학봉 김성일 종가
03 나눔과 민족교육을 실천한 관선정 250
(보은 남헌 선정훈 종가
04 100년 전 설립한 백산상회, 상해임시정부 자금줄 266
(부산 백산 안희제 종가
05 을사오적 처단 상소 올리고, 24일 단식 끝에 자정순국 280
(안동 향산 이만도 종가
06 나라 독립에 재산과 목숨을 다 바치다 294
(안동 임청각 석주 이상룡
한국에 수백 년 내려오는 종가는 많다. 하지만 수많은 종가들 가운데 나눔을 실천했던 종가는 그리 많지 않다고 김영조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나눔을 실천한 기준’으로 곳간을 열어 굶는 이들을 구휼했는가, 사재를 털어 교육사업을 했는가, 재산이나 온 몸을 바쳐 독립운동을 했는가에 두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두해에 걸쳐 이들 22곳의 종가를 찾아다녔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종가를 찾아 멀리 전라남도 해남에서부터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달려가 들었던 이들 종가의 ‘나눔을 실천한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 감동을 전한 책의 책장을 넘기면 행간마다 가득한 ‘나눔 정신’이 독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서천 이하복 종가는 초가집에서 살지언정 사재를 털어 교육사업을 위해 아낌없이 재산을 베풀었는가하면, 운조루의 류이주 종가에서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뒤주를 만들어 배고픈 이들을 배려했으며, 명재 종가에서는 나락을 길가에 널어 말리면서 배고픈 이웃이 가져가 찧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런가하면 안동 임청각의 석주 이상룡 종가와 같이 재산과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곳도 있다.
나눔을 실천한 종가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경주 최부잣집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한 것만이 아니다. 이 집은 배고픈 이웃을 보살폈을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는 상해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낸 사실과 광복 뒤 영남대학교 설립을 위해 흔쾌히 곳간을 열었음을 이번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 종가의 철학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그간 나온 고택 위주나, 종가집에 내려오는 음식 등을 다룬 책들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흔히 아흔아홉 개 가진 사람이 한 개 가진 것을 빼앗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 종가》들은 부를 움켜쥐지 않고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었으며 그 때문에 고통을 감내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