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_익숙함에서 벗어나 달리 본다는 것
1장 아름다움과 추함의 이분법
기괴한 늙은 여자와 중후한 늙은 남자
불완전한 몸, ‘현대의 비너스’
보라, 괴물 같은 인간이 여기 있다!
이게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때로는, 아니 자주 추한 것 속에 진실이
2장 누가 아름다움을 정의하는가
남자와 여자, 두 개의 벗은 몸
에로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할 때
남자는 아름답고 여자는 추하다
3장 그녀는 왜 ‘악녀’가 되었나
판도라는 그저 상자를 열었을 뿐인데
이브를 위한 변명
릴리트, 아담의 첫 번째 아내
어머니 여신, 살해되다
팜파탈과 거세공포
메두사의 머리를 끄집어내라
악마도 구원자도 아닌, 여성
4장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과 폭력의 경계에서
여성을 향한 폭력의 미술사
그것은 당신의 판타지일 뿐
처녀와 매춘부, 그리고 남자
여성성을 연기하는 여자
5장 여성, 섹스의 발견
코르셋을 벗어던져라
복수의 카타르시스
성기 공포
음순을 음순이라 부르지 못하고
그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몸
성적 대상에서 성적 주체로
감사의 말
주
도판목록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는 작가라도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이 처한 현실에는 둔감하기 짝이 없다”
독일 화가 오토 딕스는 〈대도시〉라는 작품에서 1차대전 이후 독일의 참혹한 풍경과 타락한 사회상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전쟁으로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지만, 전쟁에 동원된 병사들은 불구가 되고 거리에는 창녀들이 넘쳐난다. 저자는 당시 ‘있는 자’들의 위선과 빈부격차를 폭로하는 이 그림에서도 불편하고 부당한 젠더적 시각이 깔려 있음을 지적한다.
“이 그림은 전체적으로 타락한 여성들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오른쪽의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인의 털목도리는 여성 성기를 닮았다. 왜 도덕적 타락의 증거가 여인의 모습으로 드러나야 하는가? 남자들보다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적고 전쟁으로 보호자도 잃은 여성들이 늙어버린 몸이라도 팔아야 생계를 이을 수 있었던 현실에 대한 연민은 이 그림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_72쪽
그리스신화의 ‘레다와 백조’ 모티프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아름다운 레다에게 반한 제우스는 백조로 변신해 그녀에게 접근했고 순식간에 그녀를 덮친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잔을 비롯해 여러 현대 예술가들이 이 주제로 작품을 창작했다. 18세기 프랑스의 화가 프랑수아 부셰가 그린 〈레다와 백조〉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벌거벗고 침대에 누운 레다의 성기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백조는 모가지를 길게 빼고 그녀의 성기를 바라본다.
“이건 사랑이 아니다. 제우스는 유부녀 레다를 강간했다. 모습을 바꿔서 접근했고 원치 않는데 임신을 시켰다. 언제나 그렇듯 제우스는 자기 모습 그대로를 노출하지 않는다. 그는 구름으로, 황금빛 비로, 황소로, 백조로, 독수리로, 수도 없이 변신하면서 맘에 드는 대상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덮친다. (… 그런데도 대부분의 화가들은 레다가 백조를 품에 안고 절정에 달해 오묘한 표정을 짓는 장면으로 그린다.” _221쪽
이 그림에서 여성은 성적으로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