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전쟁’에 집중한 만화 시리즈, ‘궁극의 전쟁사’의 탄생!
늘 외세에 시달렸기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 전쟁은 입 밖으로 내면 안 될 금기처럼 다루어졌다. ‘전쟁사 불모지’라는 평가처럼 전쟁사만을 연구하는 학자는 손에 꼽을 정도이며, 밀리터리와 전쟁사가 하나의 테마를 차지하는 외국 서점들과 달리 한국 서점에서 전쟁사 책은 역사 매대 구석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하고 있고, 다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시대에 전쟁을 외면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셈이다. 역사의 쓸모가 지나간 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다면 작금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전쟁사를 살펴봐야 할 때다.
〈명량〉, 〈한산〉, 〈노량〉... 왜 임진왜란은 바다로 기억되는가?
임진왜란은 한국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전쟁이다. 그 인기 덕분에 최근 마지막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를 개봉하는 이순신 3부작 시리즈와 《칼의 노래》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져 왔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콘텐츠가 조선의 수군, 그중에서도 이순신의 해전에 집중되어 있을까? 이는 이순신 개인이 역사에서 보기 힘든 위인이기도 하지만 해상 전투의 승리가 그만큼 임진왜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서다. 이미 일본군이 조선 내륙으로 진입해 함경도 부근까지 진출한 상태에서 해상을 틀어막아 일본군의 보급로를 끊은 것은 전쟁의 승패를 뒤바꿨다. 이후 일본군은 어쩔 수 없이 후퇴했고 전선이 한반도 남쪽 끝자락에 형성되고 지지부진하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며 일본군이 모두 한반도에서 물러났다. 이순신을 위시한 수군의 승리는 사실상 역전의 서막이었으므로 창작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만하다.
잊혀진 기록과 사람을 되살리다
다만 지금까지의 콘텐츠에서는 임진왜란이 이순신 개인의 영웅 서사로‘만’ 흘러간 경우가 많았다. 이번 《임진왜란: 바다전쟁》에서는 전체 수군까지 시야를 넓혀 수군의 전술, 병기, 훈련 등 상세한 백성들의 역할까지 충분히 평가하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