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 도쿄 다이토 구 산야의 돼지고기볶음
제2화 | 도쿄 무사시노 시 기치조지의 회전초밥
제3화 | 도쿄 다이토 구 아사쿠사의 마메칸
제4화 | 도쿄 기타 구 아카바네의 장어덮밥
제5화 | 군마 현 다카사키 시의 야키만주
제6화 | 도쿄발 신칸센 히카리 55호의 슈마이
제7화 | 오사카 시 기타 구 나카츠의 타코야키
제8화 | 게이힌 공업지대 근처 가와사키 메센토 거리의 야키니쿠
제9화 | 가나가와 현 후지사와 시 에노시마의 에노시마 덮밥
제10화 | 도쿄 스기나미 구 니시오기쿠보의 오마카세 정식
제11화 | 도쿄 네리마 구 사쿠지이 공원의 카레 덮밥과 오뎅
제12화 | 도쿄 이타바시 구 오야마쵸의 햄버그 런치
제13화 | 도쿄 시부야 구 진구구장의 비엔나소시지 카레
제14화 | 도쿄 주오 구 긴자의 사라진 해시라이스와 비프스테이크
제15화 | 도쿄 모처의 심야 편의점 음식
제16화 | 도쿄 도시마 구 이케부쿠로 백화점의 사누키 우동
제17화 | 도쿄 지요다 구 아키하바라의 돈까스 샌드위치
제18화 | 도쿄 시부야 구 시부야 핫켄다나의 야키소바와 교자
후기를 대신하여 : 가마이시의 돌 틈에 핀 벚꽃 | 구스미 마사유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의 도쿄 미식 기행. 주인공인 독신주의자 이노가시라 고로는 도쿄와 오사카의 소박하고 오래된 18곳 식당을 혼자 돌아다니며 일본 고유의 음식 맛을 즐긴다. 대부분 음식만화와는 달리, 기상천외한 레시피나 작위적인 줄거리 전개가 절제된 이 작품에서 작가는 진정한 미식이란 삶이 녹아 있는 단순하고 깊은맛을 즐기는 데 있음을 은근히 역설한다. 현지 일본인 리포터가 이 책에 소개된 식당들을 직접 돌아보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 별책 부록은 도쿄 여행자에게 천 엔 미만으로 진짜 일본 음식의 맛을 즐기는 매우 독특한 맛기행 가이드북 역할을 하고 있다.
독신과 미식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무역업자.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도 그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그가 ‘자유로운 영혼’이고, ‘삶이 무거워지는 것’이 싫어서 결혼도 하지 않고, 매장도 운영하지 않는 단순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뿐.
그러나 ‘먹는 것’에 대해서만은 유별난 집착을 보인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도쿄 곳곳에 숨어 있는 아담하고 정겨운 맛집들을 찾아 헤매고, 원하는 음식을 먹고 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는 사치스럽고 값비싼 고급 레스토랑을 찾아다니거나, 소문난 식당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 그에게 미식이란 복잡하고, 요란하고, 희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그들에게 보편적인 것이 그에게는 독특한 것으로 남는, 그 깊고 오래된 맛을 기억에 새기고 그 기억을 더듬는 행위이다.
그에게는 사랑도 미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책에는 주인공의 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단지, 몇 가지 단서를 통해 그가 어느 유명한 일본 여배우와 사랑에 빠졌으나 안타깝게도 프랑스 파리에서 이별로 끝났다거나, 대학시절 사랑했던 여인이 자신의 친구와 결혼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서글픈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