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죽인 거 아니에요!”
3년째 과제 식물을 죽이고 유급
이런 내가 좋은 농부가 될 수 있을까?
주인공 ‘이언’은 농부가 되는 것이 장래의 기본값이자 최댓값인 ‘식물 없는 세계’의 청소년이다. 타고난 살식(殺植 능력으로 과제 식물을 연쇄적으로 죽인 끝에 3년 내내 낙제, 10학년에 진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언에게는 식물을 죽이는 자라는 뜻으로 ‘살식마’라는 불명예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몇 번이나 죽이는 걸 봤어”
“일부러 죽인 거 아니에요”
“넌 이미 살식마의 길로 들어선 지 오래야”
학교를 넘어 지역의 웃음거리가 될 미래가 선연한 때, 이언은 학교 온실을 도맡다시피 하며 식물의 신으로 불리는 ‘수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바늘로 콕 찌르면 녹색 피가 나올 것 같은 식물의 신이지만 이언에게는 차갑기 그지없는 수린에게 이언은 자존심을 누르고 다가가는데…….
한편, 지역의 씨앗을 보관하고 개량하는 씨앗 도서관 관장의 손자인 친구 ‘우현’과의 우정이 조금 다른 모습을 갖춰가며 이언은 이전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과거와 미래, 친구와 가족, 지역과 세계와 그 소중함, 그것들을 지킬 방법과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시민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
몇 번이고 일어설 수 있는 건
우리가 우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원점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식물을 잘 기르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구 안에서 모두와 공존할 방법을 고민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관한 감각을 깨우치는 것이다.
원점 시대에도 서로 다른 생각을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목표는 하나다. 바로 건강한 세계의 지속.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러 갈래 길 위에서 각자의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시 시작할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