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을 위한 이야기
액자식 구성을 취하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1980년대 말에 만나 우정을 나누는 두 여인과 1920~1930년대에 만나 사랑을 나누는 두 여인이 등장한다. 1985년 버밍햄,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방문한 40대 주부 에벌린은 요양원에서 80대의 스레드굿 부인을 우연히 만난다. 생기 넘치는 이 노부인은 에벌린을 만나자마자 자신이 살았던 동네 휘슬스톱에 대해 늘어놓는다. 노부인은 언제나 시끌벅적했던 스레드굿 가의 이야기에 열중하는데, 그중에서도 스레드굿 가의 막내딸, 언제나 엉뚱하고 거침없었던 말괄량이 이지 스레드굿의 이야기는 에벌린을 매혹시킨다. 불의를 참지 못하며 늘 당당하게 살았던 이지의 이야기는 그동안 남들 눈치만 보며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고 살아온 에벌린에게 자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에벌린은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는 말을 들을까 봐 순결을 지켰다. 노처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결혼을 했다. 불감증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오르가슴을 연기했으며,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이들을 가졌다. 괴상하다거나 남성 혐오자라는 소리를 듣지 싶지 않아서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았고, 못된 년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바가지를 긁지도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 (중략 왜? 우리를 변호할 단체는 어디 있지? 이건 공정하지 않잖아.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점점 더 화가 났다. 이지가 곁에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라면 누구도 자신에게 욕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 놈은 반쯤 죽여 놨을 게 분명했다. (314쪽
슈퍼마켓 앞에서 한 소년에게 폭언을 들었던 어느 날 에벌린은 갑자기 자각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지만, 스레드굿 부인은 에벌린에게 조언을 해 주며 그녀가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에벌린은, 뚱뚱하다는 생각에 다이어트를 반복하며 결코 발전하지도 행복해지지도 못하는 악순환을 멈추고, 자신의 장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