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책머리에
1장. 닦고 가꾸다
1. 몸에 관심을 기울이다│유리거울
2. 현대적 풍토병을 고치다│안경
3. 늙는 속도를 늦추다 모발│염색제
4. 지식이 만든 습관│칫솔·치약
5. 상투쟁이를 단발신사로│이발기계
6. 선 채로 세수하기│세면대
7. 더러움과 악취에서 벗어난 몸│비누
8. 때를 벗기다│이태리타올
9. 체감형 대기오염 측정기│샴푸
10. 현대인의 피부를 덮은 물질│화장품
11. 귀족의 냄새에서 대중의 냄새로│향수
12. 자연과 마찰하지 않는 손│손톱깎이
13.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홍삼
14. 드러내고 자랑하는 몸│수영복
15. 더 이상 겨우 사는 계절이 아닌 겨울│스케이트
16. 힘과 건강에 대한 욕망│운동기구
2장. 먹고 맛보다
17. 현대인의 첫 음식│분유
18. ‘뚝배기 근성’을 ‘냄비 근성’으로│냄비
19. 현대인이 가장 자주 입에 대는 물건│컵
20. 차가운 음식, 냉정한 마음│냉장고
21. 기름이 흔한 시대의 조리 도구│프라이팬
22. 짓는 밥에서 만드는 밥으로│전기밥솥
23. 단맛이 흔해지다│설탕
24. 한국인의 체질을 바꾸다│우유
25. 탄산을 마시는 인간│청량음료
26. 현대적 입맛, 감칠맛│MSG
27. 음식물에 흡수된 화학성분│화학비료
28. 한국인의 매운맛│고춧가루
29. 현대 한국인의 식생활 변화를 이끈 채소│양파
30. 서민에게 허용된 수라상│궁중요리
31. 현대인의 대화를 매개하는 음료│커피
32. 개화인의 술│맥주
33. 현대 한국 서민의 벗│희석식 소주
34. 현대인의 여름 간식│아이스케키
35. 또 하나의 주곡│밀가루
36. 밥을 대신하는 음식│빵
37. 빈곤의 강을 건너게 해주다│수제비
38. 음식의 전통과 원조를 따지는 문화│부대찌개
39. 인스턴트 시대를 열다│라면
40. 외식문화를 선도하다│짜장면
41. 향토음식의 대표│평양냉면
42. 버릴 수 없어 이름을 바꾼 맛│단무지
43. 이국의 맛│바나나
44.
■ 작은 물건 하나에 온축된 한국인의 삶과 한국 근현대사
『잡동산이 현대사』는 현대 한국인의 삶과 의식을 형성한 ‘물건’의 역사를 다루지만, 내용과 서술이 미시사적 소재주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에 유입된 물건들이 한국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여 삶의 양식과 가치관을 만들어냈는지 이해하려고 한다. 서구화, 식민주의, 산업혁명이 추동한 대량생산과 대중소비, 기술혁신이라는 시대 조건에서 우리 삶에 들어온 물건들은 한국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저자의 말처럼 전등이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 냉장고가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의 이행은 그 어떠한 역사적 분기점 못지않게 중요하다. ‘물건의 근현대사’는 ‘한국 근현대사’를 읽는 저자 고유의 방법이자 관점이다. 저자는 작은 물건 하나에 온축된 한국인의 삶과 한국 근현대사를 꺼내어 펼쳐 보여준다.
■ ‘물건’이 만들어온 인간과 시대, 앞으로는 어떤 물건이 어떤 시대를 만들까?
이 책은 물건을 사용하며 변화해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시대를 읽으려 한다. 우리는 하루 중 대부분을 물건과 상호작용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물건의 특성이 달라지면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과 시대의 특성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 닷새에 한 번 시장 생활을 경험하던 사람과 스마트폰에 시장을 담고 사는 사람의 감각이 같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장주의형 인간’이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건의 유입사와 내력을 살피는 것은 그 자체가 흥미롭고 호기심이 생기는 일이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쓸모없는 잡다한 물건’인 잡동사니들의 역사는 우리 자신을 알고 다가올 시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