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에 초대합니다!
곧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영우는 이제는 사용하지 않지만 버리지도 못하는, 하찮고 소중한 물건들을 한가득 갖고 있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정리를 하려고 하면 “안 돼요, 엄마! 소중한 거예요!” 하며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게 하는데, 곰곰이 생각하던 엄마는 퍼뜩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러면 우리 물건들을 위해 졸업식을 해 볼까?” 그렇게 엄마는 사회자가, 영우는 선생님이 되어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을 연다. “자, 첫 번째로 붕붕카 친구! 앞으로 나와 주세요.” 사회자의 부름에 포클레인 붕붕카가 앞으로 나오고, 오랜만에 마주한 붕붕카는 여전히 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어 보인다. 어린이집까지 타고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쉬웠던 어느 날도 떠오른다. 결국 붕붕카의 졸업은 미뤄지게 되고, 이어서 나온 요정 날개 역시 여전히 예쁘다는 이유로 졸업을 하지 못한다. 졸업을 하지 못하는 물건들을 보며 떨리는 마음으로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하찮은 물건들은 빛나는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까?
졸업은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니야
뮤지컬을 보고 주워 온 종이 꽃가루, 이제는 몸에 맞지 않아 입지 못하는 옷 등 사소해 보이지만 저마다의 추억이 어리어 있어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욱 흥미로울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은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정리하는 과정을 졸업식에 빗대어 표현하며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전하며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이다.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의 상황을 반영한 이야기이다 보니 졸업이나 입학을 앞두고 있는 독자들도 인상 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주인공은 졸업은 곧 헤어짐이라는 생각에 자꾸만 물건들의 졸업을 미룬다.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일 테지만, 한편 우리가 졸업하지 못한 채 계속 유치원생, 초등학생으로 머물러 있다면 어떤 마음일지 떠올려 보자. 이내 물건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