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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유머의 비평
저자 복도훈
출판사 비(도서출판b
출판일 2024-01-22
정가 24,000원
ISBN 9791192986173
수량
책머리에 9

제1부

신을 보는 자들은 늘 목마르다 27
―2017년의 한국문학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비판적인 단상들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대, 책 읽기의 괴로움 57

‘도래할 책’을 기다리며 89

유머의 비평 105
―축제, 진혼, 상처를 무대화한 비평의 10년을 되돌아보기
정치적 올바름입니까, 혐오입니까?―아뇨, 괜찮아요! 153
―슬라보예 지젝의 ‘정치적 올바름’ 비판을 중심으로

제2부

“여기 사람이 있었다” 199
―르포르타주, 죽음의 증언 그리고 삶의 슬로건
애도와 인륜 229
―세월호 참사 100일에 부쳐
“내 귀에 폭탄” 245
―<더 테러 라이브> 또는 실재의 서사
인형과 난쟁이 265
―소설가 황정은과 나눈 말들의 풍경
아무것도 ‘안’ 하는, 아무것도 안 ‘하는’ 문학 295
―우기(雨期에 읽는 소설들, 무위(無爲의 주인공들

제3부

책에 따라 살기 339
―최인훈의 『화두』에 대하여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363
―김태용론
토템과 터부 389
―박화영의 『악몽 조각가』에 대하여
우리, 이페머러의 수호자들 409
―조현의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에 대하여
소설, 비 425
―김연수와 이신조의 단편
기원과 종말 441
―김희선과 박민규의 단편
소설로 쓰는 성서 해석학 457
―이승우의 단편들

제4부

빌려 간 주전자를 되돌려주기 477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과 한국 문학비평
지젝이 어쨌다구? 507
―슬라보예 지젝과 네 가지 담론
가라타니 고진을 ‘읽는다’는 것 535

저승의 칸트 561
―형이상학의 정원을 어슬렁거리는 유령에 대한 비평 픽션

후기 581

발표지면 587
저자의 말

내게 유머는 특정한 대상을 조소하거나 야유하는 데 주력하는 기지와 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유머는 슬픔을 경시하거나 고통의 하중을 외면하지 않는다. 우는 자를 못 본 체하지 않는다. 유머는 일종의 마음가짐, 말하자면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그게 실은 별 게 아니야, 라고 속삭이며 위무하려고 애쓰는 마음가짐이다.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당연히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유머는 고통에 너와 나의 몸과 마음 대부분을 밀어 넣고 그것의 자양분으로 삼거나 그런 삶에 은밀하게 안주하려는 태도와 결별하려는 몸짓이다. 그것은 나를 또 다른 나로 객관화해 바라보려는 안간힘 같은 것이다. -(저자, <후기>에서

책 속에서

주체와 타자는 자신을 끊임없이 악한 외부나 비가시적인 낯선 타자로부터 침해받기 쉬운 취약한 정동으로 정의된다.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도덕은 ‘취약한 삶(precarious life’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언행에 대한 제도적 규제와 금지 서약, 도덕적 자기 단속과 검열을 승인하는 것을 수용한다. 문화적으로는 취약한 정동으로서의 자신에게 불쾌와 해악을 줄 수 있는 타자의 문화적 모욕과 멸시의 언행, 각종 미디어와 문화상품에서 재현의 자극적인 양상을 즉각 나의 감수성을 침해하는 폭력으로 간주한다. 현실을 (재구성하는 폭력적 과정으로서의 재현보다는 재현의 폭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어쩌면 ‘정치적 올바름’은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언급한 ‘최후의 인간(the last man’에게 알맞은 정치이자 도덕이 아닐까. 미량의 독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안락한 꿈을 꾸고, 보호받기 위해 온기를 필요로 하며, 위험과 모험에 내맡기지 않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부터 자신과 타자를 보호하는 울타리를 만든다. 그가 살아가는 대지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인간은 벼룩의 장수(長壽를 누리겠지만 그 종족에게서 삶은 휘발된다. -(본문 53쪽

자신이 죽으면 시체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 온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