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떨 때는 무겁고, 어떨 때는 가벼운 것은?
뒤늦게 알아차린 어떤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
『달걀이 탁!』에 실린 네 편의 동화는 모두 궁핍하고 소외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특이하게도 네 작품 모두 엄마가 잘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아예 없거나 밤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곁에 없고, 아빠는 몸이 불편하거나 퉁명스럽고 툭하면 아이를 윽박지른다. 모성과 돌봄이 부재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때로는 「달걀이 탁!」에서 지은이가 그랬듯,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영식이와 나」에서 친구들의 새 자전거를 부러워하던 ‘나’는 자기처럼 자전거가 없는 영식이와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소리가 듣기 싫다. 그래서 아빠가 주워 온 고물 자전거를 탈 때 남 보기 창피해하면서도 영식이 앞에서는 우쭐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오래 가지 못한다. ‘나’는 영식이의 순수한 호의를 뒤늦게 깨닫고 자신의 못난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하게 된다.
가난은 아이들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옹졸하게 만든다. 작아진 운동화 때문에 발뒤꿈치가 까지고, 자전거 없이 먼 길을 걷거나 친구들이 간식을 사 먹을 때 참아야 한다. 그리고 궁핍한 아이들은 당당하게 활개를 치거나 목소리를 높이기 힘들어진다. 「오렌지 팔레트」에서는 폐쇄된 주차장에서 사는 자매가 나온다.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대학생 언니는 선아와 주아 자매가 머무는 고립된 세계에 찾아온 햇살 같은 존재다. 선아가 언니의 화장품 팔레트를 얼떨결에 훔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과 물욕 때문이었겠지만 언니가 머무는 밝고 풍요로운 세계에 대한 선망 때문이기도 하다. 주차장에서도 천진난만하게 즐거움을 느끼는 주아에 비해 선아는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 담는다. 그리고 마침내 죄책감의 무게를 깨달은 선아는 잘못을 고백하기로 한다.
어린이들은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고 구조적인 빈곤을 해결하는 것은 사회와 어른의 몫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