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01 새로운 ‘자발적 노예에 대한 담론’
02 사회 정의란 무엇인가
03 체제 정당화 이론의 선행 연구, 주요 가정, 그리고 실제 적용의 가능성
04 고정 관념의 형성과 허위의식의 생성
05 체제 정당화의 심리학
06 무력감은 권위와 위계의 정당화를 촉진하는가
07 ‘가난하지만 행복한’
08 소녀와 여성에 대한 억압과 소녀와 여성의 자기 억압
09 공정한 신(그리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
10 변화에 대한 저항 극복과 기후 변화에 관한 동기화한 회의론
11 왜 사람들은 저항하거나 저항하지 않는가
12 체제 정당화 이론 이후 25년
부록 A
부록 B
감사의 글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신 포도와 단 레몬의 심리학
“여우와 신 포도” 우화에서 여우는 닿을 수 없는 포도를 보며, ‘저 포도는 실 거야’라고 가치를 절하한다. 그러나 만약 먹을 것이 레몬밖에 없다면, 여우는 레몬이라도 있어 다행이라며 달게 받을 것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은 가치 없게, 피할 수 없는 것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다. 끊임없이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비참한 현실을 되새기는 괴로움을 계속 감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체제 정당화 이론의 핵심이다. 그래서 미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경제 체제의 모순을 지적하는 대신 기존 정부를 비난하며 트럼프를 지지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 가사 노동자들은 인종 관계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대신 부유한 백인 고용주와 상생할 수 있어 행운이라 여기며, 기후 위기 회의론자들은 기후 변화를 걱정하는 대신 그 증거를 부정하는 것이다.
인간의 체제 정당화 경향을 여러 심리학 실험과 통계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한 이 책은 사람들이 자기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는 경향을 설명하던 사회심리학 이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체제 보전을 옹호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심리학 이론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고 할 수 있다.
책의 내용
책 전체를 개관하는 1장에 이어, 2장에서는 체제 정당화 이론의 바탕인 사회 정의 개념과, 관련 사회심리학 연구 주제를 소개한다. 분배 정의, 공평·평등·필요의 원리 등 고전 연구와 함께, 세상이 정의롭다는 믿음, 권위주의적 성격, 사회적 지배 지향성 연구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체제 정당화 이론의 아홉 가지 전제를 설명한다.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존 사회·경제·정치 체제를 정당화하도록 동기화되어 있으며, 무력감이나 위협을 느끼면 더 그렇다. 체제 정당화의 수단에는 이념에 대한 직접 지지, 기존 관습 및 권위 정당화, 체제의 문제점에 대한 부정 및 합리화 등이 있다.
체제 정당화 동기는 주류 집단에서 자기 및 내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