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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저자 원도
출판사 세미콜론
출판일 2024-01-18
정가 15,000원
ISBN 979119290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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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사사로운 사전 4

고개는 넘을수록 슬픈 것이었다 14
단속하는 마음 26
공무도하가 38
부패엔 계절이 없다 50
어느 시절의 숙취 66
정말로 비상 76
묻고 살지요 88
18,710,459개의 사연 102
나는 한 명의 외로운 운전사 110
철 지난 인간의 무대 124
짬밥은 맛이 없다 136
홍대입구역 8 번 출구 146
만 원짜리 밤 154
부끄럽지만, 마지막 마음 164

에필로그|이상한 나라의 경찰관 178

추천의 글 184
“대한민국에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내가 ‘누군가’가 되었을 뿐.”
경찰관의 책무와 한 명의 시민으로서 놓지 않는 희망의 끈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은 뉴스에서나 볼 법한 먼 이야기가 아닌 가까운 이웃에게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집에 가장 먼저 방문할 경찰에게 유서를 남긴 사람, 방수 팩에 신분증을 넣은 채로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린 사람, 베란다 창문을 현관문으로 착각하여 추락한 치매 노인, 배달 음식을 받으러 나가듯 집에서 서둘러 나가 그대로 투신한 청년, 앉은 채로 목을 매 사망한 사람, 아내가 부활할 거라 믿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한 지적장애 가족…. 드라마보다 더 허구 같은 현실은 우리가 외면해온 소외된 자들이 겪는 일상이다. 작가가 말하는 ‘소외된 자’란 사회적 약자만을 뜻하지 않는다. 로맨스 스캠 사기로 인해 모아둔 돈을 다 잃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 평범한 직장인도, 공장에서 일하다 크레인에 깔려 사망한 노동자도 모두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진 소외된 자들이다.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과학수사요원의 시점으로 쓰인 글로 다시금 마주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자리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잔인한 현실 앞에 우리가 그간 외면해왔던 진실을 깨닫는다. 이것이 그가 경찰관으로서 목도한 일을 계속해서 쓰는 이유이다.
잔인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살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원도 작가는 앞으로 법과 제도가, 사회의 인식이 변화하여 억울한 죽음이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자살 사망자 수가 줄어들어 과학수사과의 정원이 감원되어도 좋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이 그가 꿈꾸는 미래다.
르포 작가 은유는 “‘있었던 존재들’이 숫자로 처리되는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를 독자도 외면할 수 없게끔 쓰는 것이”며, 이것이 “글쓰기의 힘이고, 겁쟁이들의 연대”라고 말한다. 원도 작가가 ‘수백 구의 시체’ 대신 ‘수백 명의 변사자’라고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