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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제주도 신당 이야기 (개정판
저자 하순애
출판사 한그루
출판일 2024-01-18
정가 20,000원
ISBN 979116867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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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원초적 공간의 메타포
동굴, 그 신비한 어두움-서귀포시 보목동 〈조녹잇당〉
바위그늘 집자리인가, 큰 집인가-서귀포시 중문동 〈도람지궤당〉, 애월읍 상귀리 〈황다리궤당〉
제주의 원형질 공간을 살려라-한림읍 금릉리 〈능향원〉

2장 돌담과 바위가 만드는 성소
바위에 올라 바다와 만나는 잠녀(潛女들의 마음-서귀포시 대포동 〈잠녀당〉
미륵돌의 영험-구좌읍 김녕리 〈서문하르방당〉, 제주시 화북동 〈윤동지영감당〉
바람코지의 아름다운 돌담은 신의 집-구좌읍 세화리 〈갯곳할망당〉

3장 뱀, 그 신성한 상징
바닷물에 떠밀려 온 상자 속의 뱀신-한경면 고산리 〈당목잇당〉
한과 설움이 가득한 마을-표선면 토산2리 〈알토산한집〉
목숨과 곡식을 건져주는 사신(蛇神 할망-제주시 내도동 〈두리빌렛당〉, 조천읍 조천리 〈새콧당〉

4장 사랑의 변주곡
영원한 삼각관계의 딜레마-서귀포시 〈서귀본향당〉, 〈서홍본향당〉, 〈동홍본향당〉
남편감 후리는 정좌수 따님애기-한림읍 금악리 〈도신마를당〉
만남도 헤어짐도 어려워라-구좌읍 월정리 〈월정본향당〉

5장 만남과 부정한 이별
쫓겨나는 하르방신-구좌읍 송당리 〈송당본향당〉
돗고기 부정과 바람알로 쫓겨나는 할망신-조천읍 와흘리 〈와흘본향당〉
그래도 당당한 할망신의 위세-구좌읍 평대리 〈수데깃당〉

6장 한 많은 넋을 달래다
희생물로 바쳐진 어린 소녀-성산읍 수산리 〈진안할망당〉
해마다 새 옷으로 단장하는 신목-성산읍 신천리 〈현씨일월당〉
남자들이 쳐다볼 수 없는 당-조천읍 신흥리 〈볼래낭할망당〉

7장 신상(神像을 지켜라
우리 마을 지키는 부처님-성산읍 수산리 〈울뢰모루하로산당〉
설촌(設村자의 집터에 앉은 황서국서어마장군님-성산읍 삼달리 〈웃카름당〉
제주섬에 내린 옥황상제따님애기-조천읍 와산리 〈눈미웃당〉(불돗당

8장 조상이 신이요, 신이 조상이다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는 신의 세계-애월읍 수산리 〈서목당〉
이웃의 조상은 모두의 조상신-조천읍 함덕리 〈산신당〉
운명을 달리해
작가의 말

필자는 제주 출생이 아니다. 부산에서 성장한 필자는 1982년 겨울, 제주도와 인연을 맺었다. 부산 도심에서 자랐으면서도 도시의 번잡함과 불화했던 필자에게 제주도는 낭만의 땅이었다. 한 발치만 나서면 천연의 숲이 있고 바다가 있는 제주의 풍광, 고개를 돌리면 어디서나 바라다보이는 한라산, 더욱이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 위엄이 있으면서도 푸근한 품새가 느껴지는 한라산 자락은 그 품에서 삶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꾸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막상 일상에서 낯선 가치 감각, 낯선 감정과 낯선 행동양식을 마주하는 일은 때로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 그것은 제주어보다 더 낯설었다. 또 그것은 육지부의 다른 지역문화를 접했을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이질감이었고 문화적 충격이었다. 무엇일까? 나 스스로 이방인처럼 느끼게 하는 이런 이질감의 뿌리는 무엇일까?

제주문화의 특이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저술과 논문들을 게걸스레 읽어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나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즈음 우연히 만나게 된 신당이 너무 흥미로웠던 필자는 다른 신당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 마을 저 마을 신당들과 신앙민을 만나면서 나의 궁금증은 보다 선명한 과제로 다가왔다. 그것은 제주문화를 형성해 온 제주의 사회심리, 달리 말하면 제주인의 심리적 하부구조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사회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으나, 우선적으로 제주도에서 전승되어 오는 신앙을 연구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한 사회의 지배적인 신앙은 지역의 정신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통로라는 점이 연구 방향을 결정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었다.

시대 현실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고자 한 철학도로서 필자는 ‘특정한 문화의 구조가 특정한 정신의 구조 및 인간 활동에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늘 지니고 있었다. 이 문제의식이 제주문화를 경험하면서 구체적 현실과의 접점을 만들어낸 셈이다.

돌이켜보면, 신당을 찾아다니고,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