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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김구림, 끝장과 앞장의 예술
저자 김종목
출판사 연립서가
출판일 2024-01-25
정가 45,000원
ISBN 9791193598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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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부 꽃 그림을 그리느니 붓을 놓겠다
평창동 사는 가난한 화가
시장에 반反하다?상품이 아니니까 안 팔려도 좋아요
공장형 미술 반대!
권위주의와 맞짱 뜬 파이터

2부 사건의 나날들, 사건의 조직자
제1호, 그 이름의 무게?전위영화, 누드영화, 보디페인팅
편지는 유물이 될 것이다?〈매스미디어의 유물〉
단단히 미친 짓?〈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파괴와 소멸, 변주와 창조?〈현상에서 흔적으로〉
찢어진 콘돔, 육교에 매단 풍선
제4집단?전위미술의 정점과 좌절

3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전통의 부정이 단절은 아니다?형식의 파괴, 형식의 탄생
새로운 실험의 나날들(1?설치, 비디오 아트, 복제되지 않는 판화
새로운 실험의 나날들(2?회화성의 거부
음악, 시, 연극, 춤과 놀다
‘있음’과 ‘없음’은 더불어 존재한다(1?뉴욕에서 발견한 음과 양
‘있음’과 ‘없음’은 더불어 존재한다(2?3분할 화면의 시도
평면과 입체의 결합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불가사의한 세계? 다시 한국에서

나가며

부록 김구림+김종길 대담
김구림 연보
찾아보기
김구림은 누구인가? -반골과 파이터 예술가로서

정치부, 사회부 등 주로 스트레이트 부서에서 일했지만 ‘미술=예쁜 그림=르누아르’라고 생각하며 한때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한 신문기자가 문화부 미술 담당이 되면서 이상한 노미술가를 만난다. 예쁜 그림을 요구하는 갤러리스트와 컬렉터의 바람을 무시하고 온갖 잡동사니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덕지덕지 붙인 김구림의 작품을 보면서 왜 그가 평창동에 살면서도 “작품이 안 팔려, 돈이 없어 죽겠어.”라고 한탄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혼 없이 공장처럼 찍어내는 ‘잘 팔리는 작가’와 상업미술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는 김구림을 인터뷰하면서 기자는 군사독재와 개발 드라이브의 시대인 1970년대부터 미술계 변방에서 시장미술에 저항한 그의 젊은 시절로 찾아간다. 자신의 예술에 태클을 거는 권위주의에 맞서 캔버스와 전시장 밖으로 뛰쳐나간 김구림은 미술평론가 김종길의 명명 그대로 예술적 ‘사건’을 기획하는 ‘사건의 조직자’였다.

“전위화가 김구림은 정상인가?”-사건의 조직자로서

서울시립미술관(2013과 국립현대미술관(2023에서 열린 대규모 개인전, “한국 멀티미디어 아트의 창시자”라는 『뉴욕타임스』의 단독 보도, 영국 테이트모던 초청과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의 작품 구입……. 2000년대 이후 김구림은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로서 화려한 조명 아래 서술되지만, 실은 오랫동안 이해받지 못했고 잘 팔리지도 않은 작가였다. 아니, 실험예술 활동 당시 ‘스캔들’과 ‘기행’의 주인공으로서는 주목받았지만 그에게 붙은 ‘전위’라는 딱지는 반(半조롱의 말이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시대적 몰이해는 실험영화, 누드영화, 대지미술, 메일아트, 보디페인팅 등에 붙은 ‘제1호’라는 이름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었다. 이에 맞서 김구림은 “나의 화실은 지구나 우주 같은 넓은 공간”이라며 자신을 예술의 장르 의식을 파괴하려는 전위 작가로 규정했다. 미술가, 음악가, 연극인, 엔지니어, 스님까지 규합하여 조직한 ‘제4집단’은 금기에 대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