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달라?” “다른데 어떻게 친구가 돼?”
뾰족뽀족 가시 도치의
가시 돋친 마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되는 데에 어떤 조건이나 특별한 기준이 필요할까요? 생김새가 비슷해야 한다거나, 사는 동네가 같아야 한다거나……. 그림책 『도치야』의 세상에는 어떤 편견도 선입견도 없고, 조건도 기준도 필요 없습니다. 고슴도치인 ‘도치’와 양 아줌마가 함께 살고 있거든요.
보드라운 털이 북슬북슬한 양 아줌마는 엄마처럼 도치를 아끼고 사랑해 주지요. 하지만 온몸에 가시가 삐죽삐죽 난 도치는 한 번도 양 아줌마를 “엄마” 하고 불러 본 적이 없어요. 생김새도 다른데 어떻게 양 아줌마가 고슴도치의 엄마가 될 수 있는지 도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친구도 마찬가지예요. 까치도, 고양이도, 사자나 코끼리나 토끼도 모두 도치와는 달라요. 그래서 도치는 친구도 없이 늘 혼자예요. 친구를 사귀느니 혼자 잠이나 자는 게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도치라고 왜 친구를 만들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도치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가시가 온몸에 뒤덮여 있어요. 그래서 누구든 도치의 곁에 가까이 다가오기만 하면 가시에 찔려요. 그러고는 아프다며 도치에게 화를 내기 일쑤죠. 도치는 일부러 찌른 것도 아니고, 다치게 할 생각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왜 나만 가시가 있지?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도치의 마음에도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요. 도치는 모두가 자기를 오해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게 슬프기도, 화가 나기도 해요. 자신에게만 있는 뾰족뾰족 가시도 당연히 원망스럽고 싫습니다. 『도치야』는 이렇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도치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그림책입니다. 도치가 가시 돋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자존감을 키워 가는 과정을 함께 살펴봐요.
“도치야,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야.”
우리는 모두 달라서 특별해!
뾰족뾰족 가시 돋친 마음으로 도치는 괜스레 하늘을 한번 올려다봅니다.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