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잠식하는 광기 어린 사랑에서 그려낸 인간의 본성과 심연,
에밀리 브론테를 위대한 작가 반열에 올려준, 시대를 앞서간 걸작!
1850년판 『폭풍의 언덕』서문에서 에밀리 브론테의 언니이자 『제인 에어』의 저자인 샬럿 브론테는 당시 자매에게 책과 글쓰기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이렇게 회고한다.
‘우리는 전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했고, 책과 공부만이 삶의 낙이요 업이었다. 어릴 적부터 우리가 알았던 가장 큰 자극제이자 가장 생생한 즐거움은 문학 창작이었다.’
영국의 한 시골구석에서 지독히도 고독한 삶을 영위하던 에밀리 브론테에게도 오로지 문학 창작만이 삶의 기쁨이자 자극제였을 터. 그런 그녀가 『폭풍의 언덕』에서 창조해 낸 세상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재하는 인간의 세상보다 더 본능적이고 격정적이고 진실된 세상’이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듯한 등장인물들의 야만적 감정, 인간 내면의 극한을 낱낱이 후벼 파는 듯한 광적인 사랑 이야기가 수백 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폭풍의 언덕』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잔혹한 사랑과 복수가 아니라,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인간의 본성과 심연이기 때문이다. 에밀리 브론테가 소설에서 그려낸 것은 ‘정념에 사로잡혀 거칠고 메마른 황야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휘청대는, 실재하는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는 고통으로 가득 찬 광기 어린 사랑마저 껴안는 또 하나의 사랑을 말미에 암시함으로써 폭풍이 휘몰아치는 삶에도 필히 희망이 존재함을, 독자들에게 분명히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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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시대에 글을 썼던 여성들,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은 고전 작품 중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행위만으로도 ‘용감하다’, ‘무모하다’ 평가받았던 시대에 펜을 들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여성 문학가의 책들만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그저 욕망에 충실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