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은 쉿! 비밀 제로!
제로의 비밀 수첩을 소개합니다
제로는 이름과 다르게 마음속에 지닌 비밀이 무척 많다. 겉으로는 똑 부러지고 씩씩해 보이지만 절친 없는 새 학기가 무척 걱정되고, 남과 가까워지기 위해 먼저 말을 걸어 본 적도 없다. 그림 실력이 꽤 뛰어난데 좀 자랑 같아서 말은 못 하겠고, 친구들은 다 받는 용돈을 아직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가족들이나 선생님, 심지어 모든 걸 같이 즐긴 절친마저도 제로가 이런 고민을 하는 줄 꿈에도 모른다. 오로지 나 홀로 품어 온 이야기니까. 도통 고민을 풀어놓을 데가 없어 응어리만 쌓여 가던 제로는 어느 날, 문구점에서 운명적으로 자그마한 수첩을 발견한다. “난 비밀을 끝까지 지킬 거야! 너를 어린애 취급하는 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려!” (11쪽 제로는 그 즉시 수첩에 ‘쉿’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는 혼자 가스 불을 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든 일, 마음의 온도가 달라진 친구에게 느끼는 서운함, 본인 생일날 자신에게 선물을 주려는 계획 등 가슴속에만 담았던 이야기들을 비밀 수첩에 하나둘씩 써낸다.
고민 상담의 대상이 꼭 사람이어야만 할까? 제로는 비밀 수첩을 친구 삼아, 단둘만 아는 은밀한 이야기를 마음껏 털어놓는다. 만일 일기가 자칫 고루하고 힘든 숙제로 여겨졌다면, 『제로의 비밀 수첩 쉿!』을 펼쳐 보기를 바란다. 제로는 비밀 수첩 안에서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나를 드러내며 비밀 수첩을 오롯한 나만의 공간으로 여긴다. 어른에게 검사받는 일기가 아닌 자주적인 일기 쓰기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와 동시에 나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천천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진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어린이들에게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하루하루 쌓이고, 그 비밀이 나날이 늘어날 때 아이들은 한 뼘 자라난다. 열한 살 제로는 수많은 비밀을 가둬 두지 않고, 일기를 쓰며 깊디깊은 비밀 정원으로 가꾸어 나간다. “쉿, 나는 앞으로도 너랑 계속 함께할 거야.